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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참사 1주기에도 ‘책임 공방’…“사퇴해야” vs “수사 따라 처신” (종합)

박기주 기자I 2023.10.16 22:39:17

서울경찰청 국정감사
野 "정말 뻔뻔, 명예롭게 사퇴하라"
김광호 "수사 결과에 따라 처신할 것"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태원참사 1주기를 앞두고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김광호 서울청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하며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 청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수사 결과에 따라 결정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뉴시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태원참사 관련 질의가 쏟아졌다. 김 청장은 ‘곧 이태원 참사 1주기인데 윤석열 정부의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할 생각 없느냐’는 질문에 “수사 결과에 따라 처신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수사기관의 수사가 마무리되는대로 그에 따라 처신하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고 지금도 똑같은 입장”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저와 서울경찰청이 온 힘을 다해 제도 개선에 힘써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청장은 ‘2주 뒤면 이태원 참사 1주기인데 서울경찰청장으로서 소회를 들려 달라’는 문진석 민주당 의원 말에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저와 경찰들이 시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지난 1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김 청장을 불구속 송치했는데 검찰이 기소 여부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나는 수사 대상자다. 수사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 같은 김 청장의 입장 표명에 야당 의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당시 보고를 받고도 대처를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김 청장이 “당시 주어진 정보 하에서 최선을 다했고, 위험성을 인식했다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서 조처를 했을 것”이라고 답하자 크게 반발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김광호 청장이 지금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 위험성을 사전 인지했으니 대비하라고 사전 지시한 것 아니냐”며 “비겁하단 생각이 들고, 이 상황에서도 아니라고 주장을 하니 정말 뻔뻔하다. 사퇴해야 한다. 잘못된 선례를 남기지 말고 명예롭게 사퇴하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의 김교흥 행안위원장도 “내일 모레면 이태원참사 1주기인데 청장의 자세가 변한 게 없다. 법적으로 구속 기소되거나 형량이 나와야 인정을 하겠다는 것이냐”며 “김 청장은 치안을 담당하는 책임자로서의 자세가 돼 있지 않다. 누군가 청장을 비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청장은 참사 발생 전 ‘핼러윈 축제 관련 보고’를 받아 이태원 일대에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도 안전관리 대책을 세우지 않은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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