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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22일 오후 8시(현지시간 오후 6시)쯤 베트남 호치민에서 베트남 공안에 의해 붙잡혔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면서 법무부 ‘성범죄자 알림e’에 게재된 성범죄자와 디지털 성범죄·살인·아동학대 피의자 등의 신상정보와 선고 결과를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5월 7일부터 디지털 교도소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A씨가 해외에 체류 중인 것을 확인, 인터폴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출국한 A씨가 베트남으로 갔다는 첩보를 이달 7일 입수했고 베트남 공안부 내 한국인 사건 전담부서인 ‘코리안데스크’와 공조 작업을 벌였다.
베트남 공안부는 A씨의 호치민 은신처를 파악, 경찰청과 확인 작업을 거쳐 귀가하던 A씨를 22일 검거했다.
장우성 경찰청 외사수사과장은 “본건 피해자가 사망하는 등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베트남 공안부가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조치를 한 사례”라며 “해외로 도피한 피의자를 추적 20일 만에 인터폴과 국제공조수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속히 검거했다”고 말했다.
디지털 교도소는 현재 법무부 ‘성범죄자 알림e’에서만 열람할 수 있는 성범죄자 정보를 알린다는 명목으로 일부 네티즌에게 호응을 얻었지만, 사실이 아닌 정보도 게시한 것으로 나타나 큰 파장을 빚었다.
앞서 이 사이트에 한 대학교수가 텔레그램 ‘n번방’ 영상 구매자라며 신상이 공개됐지만, 수사 결과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지난 3일엔 디지털 교도소에 신상이 공개된 고려대 학생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디지털 교도소는 “B씨가 누군가에게 지인 사진을 음란물에 합성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B씨는 대학 커뮤니티 등에 “사실이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논란이 커지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문제된 내용에 대해서만 차단 조치를 내렸다.
디지털 교도소는 잠시 폐쇄됐다 11일 ‘2대 운영자’가 등장해 다시 열린 상황이다. 2대 운영자는 “앞으로 법원 판결, 언론 보도자료 등 누가 보기에도 확실한 증거들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신상을 공개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조금이라도 증거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가차없이 삭제했고 일부에 대해선 증거 보완 후 재업로드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경찰은 “디지털 교도소 2대 운영자도 연속범, 공범의 일종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