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물류창고 로봇 10배 늘린다…"배송비용 25% 절약

정다슬 기자I 2024.10.10 17:50:21

루이지애나 FC물류창고데 로봇기술 역량 총집합
"모든 주요 업무 영역 투입…종류만 8개, 5만대 규모"
2012년 키바 시스템즈 이후 로봇 활용 물류혁신 추진
월마트·테무·쉬인 등과 경쟁 심화로 비용절감 나서
인력 대체 우려엔 "되레 늘어날수도" 일축

아마존의 첫 완전자율주행 로봇 프로테우스와 직원이 마주보고 있다. [사진=아마존 홈페이지]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아마존이 물류·배송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창고에서 쓰이는 로봇을 기존 대비 10배로 늘리는 시도에 도전한다. 로봇 종류만 8종에 이른다. 이들 로봇은 재고관리 및 출하의 효율성을 높여 배송비용을 기존보다 25% 절약할 것으로 아마존은 기대하고 있다.

아마존은 9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에 있는 새 물류창고에 지금까지 이뤄낸 로봇기술을 집약해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5개 층에 걸쳐 마련되는 이 물류창고는 축구장 55개 크기(27만 8709㎡)로 물류 전문기업이 판매자 대신 상품의 준비부터 포장, 배송까지 물류의 전 과정을 담당하는 ‘풀필먼트’(FC)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마존은 “물류창고의 모든 주요 영역에 기술 솔루션을 처음으로 도입했다”며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직원들이 로봇과 원활하게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8종의 최신 로봇 5만개가 가동

아마존은 2012년 키바 시스템즈를 인수하는 것으로 로봇을 이용한 물류 개혁을 추진해왔다. 기존 FC 창고에서는 한 곳당 약 5000개의 로봇을 사용해왔지만, 루이지애나의 FC 창고에서는 10배에 달하는 5만대의 로봇이 일할 예정이다.

아마존의 재고관리 로봇 시스템 세콰이어[사진=아마존 홈페이지]


그 중심에는 아마존만의 재고관리 시스템인 ‘세콰이어’가 있다. 한 건물당 4만 6000㎡ 크기의 기계가 4개 층으로 구성돼 있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세콰이어는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컴퓨터 비전 시스템을 사용해 재고를 관리한다.

기존 재고관리 시스템에서는 사람이 직접 상품을 이동식 선반에 소분해 넣어야 했지만, 세콰이어를 사용하면 직원들이 상품을 하나씩 선반에 포장할 필요가 없어진다. 세콰이어는 같은 상자 안에 여러 개 상품을 담아 컨테이너화된 저장 시스템으로 옮기거나 직원들이 주문을 처리할 수 있도록 재고를 관리한다. 아마존에 따르면 세콰이어를 이용하면 상품이 창고에 도착해 재고로 보관되기까지 시간이 최대 75%까지 줄어든다.

드라이브 유닛인 ‘헤라클래스’와 ‘타이탄’은 고객의 주문에 맞는 상품을 찾아 직원들에게 가져다주는 역할을 한다. 헤라클래스는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3D카메라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사람이나 로봇과 충돌하지 않도록 경로를 계획한다. 직원들은 헤라클래스가 가져다 준 ‘팟’(pods)이라는 저장모듈에서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타이탄은 해라클래스와 비슷하지만, 두 배 더 큰 하중을 운반할 수 있어 주로 가전제품 등과 같은 더 크고 무거운 상품 운반에 활용된다.

팔처럼 생긴 로봇 ‘스패로우’는 카메라와 AI를 사용해 형상이나 크기, 무게가 다른 포장 전 상품을 구분해 집는 것이 가능하다. 스패로우가 상품을 선택하면 ‘포장 자동화 시스템’이 종이봉투를 활용해 맞춤형 포장을 실시한다. 이는 과대포장을 막고 포장지를 재활용하는 데에도 용이하다.

포장이 완료된 상품은 ‘로빈’과 ‘카디널’이 분류해 옮긴다. 로빈은 운반 유닛 로봇에 포장된 상품을 올리는 동시에 손상된 상품을 찾아내는 품질관리 역할도 지원한다. 카디널은 최대 50파운드(약 22.7kg)까지 들 수 있어 크고 무거운 상품에 특화돼 있다. 아마존의 첫 완전 자율이동 로봇인 ‘프로테우스’는 카디널과 협력해 카트를 트럭 적재 구역으로 옮기는 역할을 수행한다.

◇인력은 변함없거나 늘어나…기술직 전환 독려

아마존 전자상거래부문(EC) 최고경영자(CEO)인 더그 헤링턴은 이날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로봇을 이용한 최첨단 FC 창고를 구축한 것에 대해 “빠른 배송은 고객의 구매 빈도를 늘리고 배송 비용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물류시설 효율성을 높여 당일·익일 배송 등 아마존 회원을 위한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아마존은 매출액의 60%를 차지하는 북미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 매장 중심으로 영업을 해왔던 월마트가 온라인에서도 급속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지난 7일 “월마트는 아마존보다 저렴한 주문처리 비용뿐 아니라 아마존 프라임의 배송 속도에도 맞출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며 아마존의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동일 비중’으로 하향조정했다. 테무·쉬인 등 중국 유통공룡들도 저가 상품을 앞세워 미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아마존은 로봇의 확대가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루이지애나 FC 창고의 인력은 2500명 수준으로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오히려 아마존은 “네트워크 전반에 새로운 세대의 로봇을 배치하면서 우리는 직원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급 로봇을 갖춘 차세대 FC 창고는 신뢰, 유지 관리, 엔지니어링 역할에 30% 더 많은 직원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직원들에게 기술직이 될 수 있는 자격증 취득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기술직 인턴들에게는 기존보다 최대 40% 높은 시급을 지급하는 등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로봇이 무겁고 단순한 노동을 대신하면서 안전한 작업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아마존은 “세콰이어, 카니날, 프로테우스는 인간이 운반해야 하는 무거운 물건의 양을 줄여주며 안전한 작업환경을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난 수년 간 안전사고가 30%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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