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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시 장관은 엔화 매수 개입 여부 등 구체적인 방안은 따로 제시하지 않은 채 “당국이 긴박감을 갖고 통화 움직임을 주시한다”고만 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151.97엔까지 치솟으며 1990년 7월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가 ‘버블 경제’로 불리던 시절의 수준까지 떨어지자 구두 개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야시 장관의 발언은 재무성의 구두 개입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칸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과 관련해 “당국이 무질서한 환율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조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대응책은 내놓지 않았다.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전날 151.97엔까지 찍었던 달러·엔 환율은 이날 151.37엔으로 소폭 내렸다. 다만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 미국과 일본의 큰 금리 격차가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당국의 구두 개입에 따른 약발은 아직 미미하다.
로이터는 “엔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은 지난주 BOJ가 8년간의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기로 결정했음에도 투자자들이 또 다른 금리 인상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적인 메시지에 더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이 이날 공개한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요약본에 따르면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면서 많은 BOJ 정책 입안자들은 초완화 통화 정책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마르셀 틸리언트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책임자는 “엔화가 달러 대비 34년 만에 최저치로 약세를 보임에 따라 재무성은 외환 시장 개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일본은행의 전망치를 상회하기보다는 하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엔화는 일본 통화 정책 입안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로이터는 오는 29일 발표되는 일본의 연간 근원 인플레이션이 2월 2.5% 상승한 후 3월에 2.4%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로이터는 “일본 정책 입안자들은 역사적으로 엔화 약세를 선호해 왔는데, 이는 일본의 대형 제조업체들의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며 “최근 엔화의 급격한 하락은 원자재 수입 비용을 부풀리고 소비와 소매업의 수익을 악화시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