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MBN에 따르면 A씨가 술을 마신 식당 앞 CCTV에는 비틀거리며 걷는 그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CCTV 영상에서 A씨는 식당 건물에서 나와 휘청거리며 걷다가 계단에선 아예 난간에 의지해 겨우 내려온다. 그 상태로 차에 탄 A씨는 유유히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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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일인 8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소주 반병 정도를 마셨다”고 말한 A씨는 9일 2차 조사에선 “소주 1병을 마셨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8일 낮 12시 30분께 대전 중구 대평동에 있는 한 노인복지관 구내식당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A씨를 포함해 9명이 맥주와 소주를 포함해 모두 13~14병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식당 주인과 술자리에 있었던 지인 등을 통해 A씨가 이날 오후 2시께 식당을 먼저 나와 만취한 상태로 운전했고 집으로 향하다 사고를 낸 사실 등을 확인했다.
A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전 취재진이 ‘아이들 쳤을 때 브레이크 잡은 것 맞냐’고 묻자 “예”라고 답했고, ‘과속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요. 안 치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고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에는 속도를 줄이려는 모습이 확인되진 않았다.
또 경찰 조사에선 “아이들을 친 사실을 몰랐다”는 등 사고 당시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어떻게 운전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만취 상태였다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사상 혐의도 추가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지인들의 음주운전 방조 혐의 등도 엄중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안전 펜스(방호 울타리)가 설치돼 있지 않아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에 대해 경찰은 사고 현장에 즉시 중앙선 분리대와 펜스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달 말까지 대전시내 어린이보호구역 122곳에 대해 안전시설 유무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11일 배 양의 발인이 엄수됐다. 유가족과 지인들의 눈물 속에 배 양은 대전추모공원에 안치됐다.
이번 사고로 다친 배 양 친구 가운데 B(10) 양은 뇌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으며, 퇴원했다가 다시 입원한 C(11) 군은 사고 충격으로 현재까지 말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배 양의 친구들을 대상으로 정밀 검진과 함께 심리 상담을 지원할 방침이다.
A씨는 전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등 혐의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