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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의약품 중심의 국내 전통 제약사들은 올초 하나둘 CMO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유전자 백신 위탁 생산 사업에 나선 한미약품(128940)을 비롯해 동아쏘시오그룹 에스티팜(237690), 대웅제약(069620), GC녹십자(006280) 등 유수의 기업들이 CMO 계약 수주에 성공했거나 추진 중이다. 이중 한미약품은 제넥신에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GX-19N을 납품한다.
바이오 벤처의 CMO 투자도 적극적이다. 진원생명과학(011000)은 미국 텍사스에 내년 4월 가동을 목표로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고 헬릭스미스(084990)는 최근 서울 마곡에 CMO 설비를 구축했다. 이연제약은 충북 충주에 CMO 설비를 확보했고 엔지켐생명과학(183490)도 충북 오송에 mRNA 백신 공장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시장에 미리 진출해 재미를 본 대기업들도 증설에 힘을 쏟고 있다. 생산 케파로 이미 글로벌 1위를 달성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5·6공장 신설 계획을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안동 백신 공장 증설을 결정하고 부지 매입에 나서는 중이다.
글로벌 CMO 시장은 지난해 119억 달러(약 14조원)를 기록했다. 시장조사 및 컨설팅 기관 프로스트&설리번에 따르면 CMO 시장은 연평균 13.4% 성장해 2025년 253억 달러(약 30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바이오업계의 새 먹거리로 손색이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CMO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항암 치료제 분야에서 세포 치료제 시장이 열리는 중인 데다 퇴행성 질환을 유전자로 치료하려는 시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면역 항암제 병용요법 승인 등도 긍정적 전망에 힘을 보탠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CMO 업계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기틀을 마련했다”라며 “CMO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