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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국회 회군 명분은 제공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제1야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국정 협조만을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국회의 극한 대치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정운영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는 여권이 야당을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해찬 “한국당 사과가 국회 정상화 절차”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정치가 때론 대립하더라도 국민의 삶과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라며 “대외경제의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민생에 온기를 넣기 위해서는 여야를 넘어 초당적으로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개최와 5당 대표 회동으로 막힌 정국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바란다. 여야정 협의체부터 조속히 개최하길 기대한다”며 “야당이 동의한다면 여야정 협의체에서 의제 제한 없이 시급한 민생 현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당이 요구하는 원내교섭단체 3당 간 여야정 협의체와 황교안 대표와의 1:1 회담에 대해서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다.
문 대통령이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국당을 겨냥해 “대립을 부추기는 정치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한 것과 비교하면 발언수위는 조절했지만 “정부의 노력과 함께 국회의 협력도 절실하다”며 야당에 일방적인 협조 요구 메시지만 내고 있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 요구에 “사과는 한국당이 해야 한다”며 역공까지 펼쳤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를 하라는 것은 거꾸로 된 얘기”라며 “오히려 한국당이 (국회 회의장 앞에서) 점거농성을 하고, (의안과) 사무실에 들어가서 팩스를 막고,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감금한 걸 사과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국회 선진화법(개정 국회법)은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이 주관해서 만든 법”이라며 “한국당이 먼저 정중하게 사과를 하고 국회를 정상화하는 게 올바른 절차”라고 꼬집었다.
나경원 “대통령 입장 안 바뀌어…답 안 나와”
야권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당청의 마이웨이 행보에 대한 입장 전환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선거법·공수처법·민생파탄 저지 토크콘서트’에서 “답이 안 나온다”며 “진짜 꼰대정권이자 진짜 꼰대정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남의 얘기를 안 듣고 자기 생각만 하는 게 꼰대 아니냐”며 “대통령 입장이 전혀 안 바뀐다”고 비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이토록 국회공전이 장기화한 것은 한국당에 1차적 원인이 있지만, 여당이자 원내 제1당인 민주당 역시 그 책임이 작지 않다”며 “민주당은 한국당이 국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열려 있는 자세와 통 큰 결단을 보여줘야 한다”고 여권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이런 여권의 요지부동 태도에 말 그대로 ‘부글부글’하는 분위기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5당 여야정협의체는 우리가 안 하겠다고 하는데 대통령은 어깃장을 부리는 거냐”며 “비공식 라인을 통해 하는 이런저런 얘기도 다 5당을 넣어서 대통령과 6자로 회동을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도대체 대통령이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뭘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며 “청와대와 민주당은 눈곱만큼도 타협하거나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결국 이런 대치 해소를 위해서는 대통령이 포용적인 자세를 취해야만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양보는 권력을 가진 힘이 센 쪽에서 해야 한다”며 “힘이 약한 쪽에 잘못했다고 하면 굴복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결국 타격은 국정을 운영할 책임이 있는 측에 돌아간다”며 “이런 정국은 대통령이 풀어야 하고 회동 형식도 야당 얘기를 들어주는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