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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커제 `세기의 대결` 관심…"승패보다 AI 미래가 궁금"

김대웅 기자I 2017.05.22 17:16:20

23~27일 중국 저장성 우전서 개최
커제 "매우 어려운 대국 예상..승패 떠나 최선 다할 것"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모습.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세계 랭킹 1위 바둑기사 커제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결을 앞두고 중국 바둑계 안팎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의 대국 이후 1년여 만에 펼쳐지는 빅매치다.

22일 중국매체들은 전날 커제가 언론 인터뷰에서 “알파고의 대국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 발언을 소개하면서 커제가 이길 확률은 매우 낮다고 언급했다. 승패 자체보다는 인공지능(AI)과 바둑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커제는 “승률은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모든 사람이 이번 대국에 흥미를 느끼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하오 9단은 커제 9단이 알파고를 상대로 어려운 대국을 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3국 중 1승이라도 따기를 희망했다. 그는 “알파고의 등장으로 인간은 두려움과 실망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바둑 인공지능이 전통적인 바둑의 발전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네티즌들도 대체로 승리에 대해 높은 기대를 보이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커제가 알파고의 버그를 찾아낼 수 있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반응도 내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0년 전인 1997년 체스 고수인 러시아의 가리 카스파로프가 인공지능 딥블루에 패배한 이후 이미 AI와 인간의 경기에서 승패는 중요하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만 11세인 2008년 입단한 커제 9단은 각종 세계 메이저 대회에서 최연소로 우승을 이어가며 천재 기사란 칭호를 얻고 있다. 하지만 커제마저 패배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향후 AI와 함께 발전하는 바둑의 미래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구리 9단은 “인간이 또 다시 알파고에 패한다면 이를 통해 미래 바둑 인공지능의 발전상을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바둑 규정을 바꾸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최사인 딥마인드 측은 “중국 고수들이 팀으로 함께 바둑을 두면서 알파고의 창의력을 테스트하고 알파고가 여러 사람의 각기 다른 바둑 스타일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글은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바둑의 미래 서밋’을 개최, 알파고와 커제 9단의 바둑 대국을 진행한다. 알파고는 먼저 커제 9단과 3판의 대결을 벌인다. 또 세계 대회 우승자 5명으로 구성된 팀과 치러지는 단체전, 인간과 알파고가 팀을 이뤄 펼치는 복식전이 차례로 개최된다.

한편 이번 대결에 앞서 알파고는 지난해말부터 올초까지 인터넷 바둑사이트에서 바둑기사 60명을 상대로 전승을 기록했다. 커제 9단도 인터넷 대국에서 3판 모두 알파고에게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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