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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트럼프발 관세 폭탄…등급하향 압력 큰 업종은

박미경 기자I 2025.03.20 19:22:17

트럼프 행정부, 전 세계 상대로 상호관세 발표 예정
“실현 가능성 높은 관세 조치…국내 기업 부담 증가”
S&P “포스코·현대제철 신용도 부정적 영향”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로 국내 기업들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철강, 반도체,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 부담을 동시에 받는 산업의 경우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지난해 10월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멕시코·캐나다 현지 공장…타격 불가피”

트럼프 행정부는 내달 2일(현지시간)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자동차와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는 25%의 추가 관세가 매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대외 무역 의존도가 90%에 이른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에도 미국의 무역규제 강화에 따라 대미 무역수지 흑자폭이 급감하기도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검토하는 강도 높은 관세부과와 관세 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으나, 한 달간 관세를 유예한 상황이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현지 공장이 있는 국내 기업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영향을 받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대기업집단 중 25개 그룹이 총 201곳(캐나다 110곳·멕시코 91곳)의 현지법인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별로는 삼성(68곳, 캐나다 50곳·멕시코 18곳)과 현대차그룹(28곳, 멕시코 16곳·12곳)이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둔 것으로 집계됐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부과 조치가 단순한 협상용이 아니라 실현 가능성이 높은 정책임을 감안할 때 국내 기업들의 부담이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당장 멕시코와 캐나다에 현지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는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품목별 관세 25%+상호관세’의 부담을 안을 철강, 자동차, 반도체 업종의 타격이 클 수 있다”며 “신용등급 관점에서는 기본적으로 트럼프 관세부과 부담이 큰 업종의 경우 등급 하방 압력이 작용하겠지만, 각 업종의 특성과 개별 기업의 재무안정성 수준 등에 따라 기업별로 차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S&P 포스코 등급전망 ‘부정적’…美 관세 부담

철강 업종에 대해서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가장 먼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그동안 일정 할당량(쿼터) 내에서 관세 면제 혜택을 받아왔으나, 해당 조치가 종료되면 관세 면제 혜택을 받지 못했던 역내 경쟁사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S&P는 포스코홀딩스,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날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철강 산업의 지속적인 공급 과잉, 전기 자동차 배터리 소재 사업 손실, 부채 증가 등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 철강 관세와 최종 시장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도 신용등급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주회사의 신용등급 전망 조정을 감안해 포스코와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S&P는 “이번 관세가 시행될 경우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 기업의 미국 수출물량 비중은 한 자릿수 초반에 불과하지만, 해당 수출 물량은 타지역 수출물량 대비 상대적으로 판매가격과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업종의 경우 국내 기업 대부분이 미국 역외에 생산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관세 리스크에 크게 노출돼 있다.

SK하이닉스에 대해 관세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구조적인 가격경쟁력이 저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실질적인 등급 하향 가능성은 낮게 봤다.

한국신용평가는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제조기반이 없고, 미국향 매출 비중이 커 관세 부과시 실적 저하는 불가피하다”면서도 “관세 리스크가 현실화돼도 업계의 메모리반도체 대부분이 미국 역외에서 생산돼 상대적인 상대적인 가격경쟁력 저하폭이 낮은 점 등 본원적인 사업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업종에서는 자동차업체보다는 자동차부품업체가 관세부담 전가 우려가 더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관세 리스크에 노출돼 있지만, 우수한 이익창출력을 유지 중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는 5% 미만의 낮은 영업이익률이 이어지고 있어 관세부담을 흡수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한신평은 “현재 25% 관세부과가 예상되는 멕시코와 캐나다 지역에 소재한 국내 부품사 종속기업의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규모는 약 6조원으로, 총 매출액의 6.5%에 해당한다”며 “이 중 한온시스템과 현대위아는 해당 지역 매출 비중이 약 10%를 차지해 위험노출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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