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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제2사옥 ‘1784’. 100여대의 자율주행 로봇들이 쉴새 없이 오가고 다양한 사내독립기업(CIC)들이 모여 기술 융합을 시도하는 이곳은 ‘네이버의 미래’를 함축한 곳이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1차 산업혁명이 일어난 1784년의 뜻을 살린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새로운 기술혁명으로 글로벌로 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향후 5년간 글로벌 월간 사용자 10억명, 매출 15조원을 달성하겠다.” 13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이곳 ‘1784’에서 제시한 미래 목표다. 5년내 2배 이상의 매출 신장을 예고한 것으로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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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3.0’ 단계로…5년 후 시총 150조도 가능
최 대표는 이날 ‘1784’에서 열린 ‘네이버 밋업’에서 “6개의 사업법인과 8개의 CIC 등과 ‘팀네이버’ 시너지를 발휘해 일본, 북미, 유럽에서 글로벌 생태계를 조성해나갈 것”이라며 “향후 10억명의 월간 사용자를 가진 알파벳,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바이두 등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가 목표치로 내세운 글로벌 월간 사용자 10억명, 매출 15조원은 비교적 공격적인 수치다. 현재 네이버의 월간 사용자 규모는 약 7억명이며, 매출은 지난해 기준 6조8000억원 수준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네이버는 지난 20여년간 3~5년 주기마다 매출 2배씩 성장해 왔는데, 이런 주기로 보면 매출 15조원은 이해 가능한 목표치”라며 “연매출 15조원을 달성하면 시가총액도 매출의 10배 수준인 15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네이버는 ‘팀네이버’가 구축해 온 독자적인 사업 모델을 일본, 북미, 유럽에 최적화한 형태로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3.0’ 단계에서의 중심은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 영역이 될 전망이다.
최 대표에 따르면 ‘글로벌 1.0’단계는 과거 일본시장에 ‘라인’을 론칭했던 시기, ‘글로벌 2.0’ 단계는 웹툰, 스노우 등을 글로벌서 성장시킨 시기를 의미한다. ‘글로벌 3.0’은 다양한 사업과, 기술, 파트너십 등과 시너지를 만드는 단계를 뜻한다.
최 대표는 “과거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중 가장 큰 성과는 라인이었는데, ‘글로벌 3.0’ 단계에서 중요한 건 웹툰, 웹소설 같은 콘텐츠”라며 “향후 해당 분야에 많은 인수합병(M&A)이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K-콘텐츠’가 떠오르고 있는 만큼 북미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무기라고 생각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에서의 중점 전략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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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4’는 네이버의 인큐베이터, 혁신 기대감
일본 시장의 경우 라인웍스, 클라우드, 클로바 등 기업간거래(B2B) 비즈니스와 기반 기술 확장에 주력한다. 최 대표는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유통시장 자체가 한국보다 3배 이상 크지만 디지털 침투율은 3분의 1수준이어서 우리가 할수 있는 여력이 많다”며 “일본에서 통신사, 커머스, 인터넷 기업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커뮤니티형 메타버스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최 대표는 CEO 직속으로 관련 TF팀을 꾸리기도 했다. 그는 “카페, 밴드, 브이라이브 등 대표 커뮤니티 서비스에 대한 강점이 있는만큼 이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아직 구상단계여서 구체적으로 말하긴 힘들지만, 네이버 버티컬 서비스를 기본으로 메타버스 기술과 우리의 강점인 커뮤니티 기술을 붙이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최 대표의 ‘청사진’은 이날 발표가 이뤄진 ‘1784’와도 결을 같이 한다. 최 대표는 “신사옥 ‘1784’는 ‘팀네이버’의 협업과 실험, 융합이 모두 진행되는 곳으로 향후 글로벌에서 통할 브랜드를 탄생시킬 네이버의 인큐베이터”라며 “‘1784’에서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을 발표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1784’는 건물의 주소(178~4번지)와 1차 산업혁명(1784년)을 의미하는 명칭으로, 세계 최초로 ‘로봇 친화 건물’로 인증받은 곳이다. 다양한 CIC 등이 연구개발해 온 다양한 기술들이 융합한 ‘테크 컨버전스 빌딩’이다. 각 사업과 기술간 시너지가 극대화해야 할 ‘글로벌 3.0’ 단계에서 ‘1784’는 네이버 기술혁신의 새로운 산실이 될 전망이다.
최 대표는 “‘1784’는 ‘팀네이버’의 시너지를 높이는 거대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나 또한 ‘팀네이버’의 탑이 아닌, 구심점이 돼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계속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