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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김정주 떠난 넥슨, 상속세 초미 관심…‘믿을맨들’ 굳건

김정유 기자I 2022.03.02 17:22:39

그룹 정점 NXC 지분 67% 상속 어떻게
자산가치 10조 적용시 상속세만 6조
전문경영인 체제서 꾸준한 실적 성장세
'감사 역할만' 유족 경영 참여 가능성 낮아

[이데일리 김정유 이대호 기자] 김정주(사진) 창업주가 떠난 넥슨에겐 향후 어떤 후폭풍이 기다리고 있을까. 국내 게임업계의 상징인 김 창업자가 세상을 떠나면서 향후 넥슨의 지배구조, 사업 방향 등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가 갖춰지면서 당장 경영상의 문제점은 없겠지만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속세 폭탄은 물론, 신속한 의사결정이 중요한 글로벌 투자 속도 등에 있어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속세 수조원 달할 듯, 경영에도 위협 가능성

2일 넥슨코리아에 따르면 김 창업자는 지난 1월 말 기준 NXC의 지분을 67.5% 보유하고 있다. 이어 부인인 유정현 NXC 감사가 29.4%를, 김 창업자의 두 딸이 각각 0.7%를 갖고 있다. 나머지 1.7%는 두 딸이 지분 소유한 개인회사 와이즈키즈가 보유 중이다.

김 창업자와 친족이 NX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NXC는 넥슨 본사인 넥슨재팬 지분 47.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그룹 정점에 있다. 넥슨재팬은 넥슨코리아, 넥슨아메라카 등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는 식이다.

김 창업자가 지난달 말 급작스럽게 별세한 만큼 그가 보유했던 그룹의 핵심 NXC 주식 67.5%의 향방에 눈길이 쏠린다. 남은 김 창업자의 유족들이 거액의 상속세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과세표준이 30억원을 초과하면 최고세율 50%이 부과되고, 최대주주 지분율이 50% 초과시 붙는 할증까지 더하면 총 상속세율은 60% 이상이 될 전망이다.

현재 NXC의 지분가치가 정확히 산정되지 않은 만큼 정확한 상속세 규모를 특정하긴 어렵다. 다만 2019년 김 창업자가 넥슨 매각 추진 당시 약 10조원의 기업가치가 거론된 만큼 이를 단순 적용해도 6조원 이상이 될 수 있다. NXC는 상속세 규모에 대해 “확인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세무학회장)는 “상속세 계산시 대상이 되는 주식평가액은 사망 직전 3개월을 평균으로 한 시가가 중심인데,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며 “상속세를 내기 위해 상속자가 지분을 매도하는 것도 결국은 손해다. 단순히 상속세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 경영 자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매각 추진 과정에서 언급된 수치는 희망금액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붙은 것이기 때문에 실제 상속액과는 차이가 있다”면서 “김 창업자가 보유한 주식, 동산, 부동산 등 모든 자산의 정확한 실사 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주 넥슨 창업주.(사진=넥슨)


◇포스트 김정주 누구?…현 경영체제 이어갈 듯

상속세 문제와 함께 ‘포스트 김정주’가 누가 될 것인가도 관심이다. 현재 유족인 부인 유정현 NXC 감사도 경영 일선에 나선 적이 아직은 없고, 2002년생과 2004년생인 두 딸도 아직 어리다. 당장은 김 창업자의 최측근으로 구성된 3명의 경영진이 경영 안정화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게 업계 일반의 예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사는 유 감사에 대해 “큰 행사에서 한번 뵀고 그때 인사드린 정도로 외부활동을 안 하신다”며 “말 그대로 감사 역할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경영 참여 가능성을 낮게 봤다.

현재 넥슨 컴퍼니 경영진은 김 창업자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이른바 ‘믿을맨’들이다. 이재교 NXC 대표는 1998년 넥슨 입사 후 재단 설립 등을 주도하며 김 창업자의 복심이라 불릴 정도로 두터운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 7월 취임 당시 이 대표는 “넥슨 창업 초기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했고 NXC도 그런 마음이 있었다”며 김 창업자 의중을 전했다.

미국 일렉트로닉츠(EA) 출신의 오웬 마호니 넥슨재팬 대표와 넥슨 신입사원 출신인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오랫동안 넥슨의 꾸준한 성장세를 이끈 인물이다.

오웬 마호니 본사 대표가 취임한 2014년과 최근 2021년 실적을 비교하면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다. △2014년 매출 1729억엔 영업이익 456억엔 △2021년 매출 2745억엔, 영업이익 951억원이다. 지난 7년간 넥슨 매출은 1000억엔(약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은 배 이상 늘었다.

지난 1월 넥슨은 오랜만에 빅딜 소식을 전했다. 미국 영상 콘텐츠 제작사 AGBO 스튜디오에 4억달러(약 483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하고 상반기 중 1억달러 추가 투자도 보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김 창업자가 경영보다는 글로벌 투자 등 큰 그림을 그려왔던 만큼, 어느 정도 역할 부재는 영향은 있을 전망이다. 투자처 발굴은 NXC 100% 자회사이자 벨기에 투자법인(NXMH)가 담당하고 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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