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9개월래 최고…델타發 위험회피에 무너진 원화값

이윤화 기자I 2021.07.08 18:07:07

환율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10월 이후 약 9개월만 최고치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수 역대 최다, 위험회피 심리 키워
아시아 증시 전반 하락, 외국인 국내증시서 7000억원 매도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1140원 중반대로 오르면서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세가 커지면서 달러가 힘을 받았다. 특히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1200명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위험회피 심리도 강해졌다. 델타가 잠잠해지기 전까지 환율은 1160원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원·달러 환율 상승 추이.


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 종가(1138.10원)보다 6.9원 상승한 11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1146.00원까지 치솟았다. 종가 기준으로는 1147.40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10월 16일 이후 약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이 상승(원화 약세)을 보인 것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틀 연속 1200명대를 웃돌았다. 1275명을 기록, 역대 최대를 보이면서 경기둔화 우려에 원화 약세폭이 커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달 말까지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21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세는 국내 증시 약세로 이어지며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외국인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7000억원 가량을 매도하자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0.99%, 1.23%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 전체를 휩쓸며 증시와 통화 약세를 이끌었다. 일본 정부가 도쿄 지역에 대한 비상사태 선포 계획을 발표하자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8% 떨어졌다. 중화권 증시도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가 각각 0.79%, 3.22% 하락했다.

위안화는 달러·위안 환율이 전일 대비 0.21% 오른 6.48위안대로 상승,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달러화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는 달러·엔 환율이 전일 대비 0.71% 내린 109.80엔을 기록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에 해외에서 달러 매수가 많이 유입됐다. 이날 아시아 증시가 하락하고 국내 신규 확진자 수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자 달러 강세폭이 커졌다”면서 “위안화 하락과 아시아 증시 커플링(동조) 현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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