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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딸 방치해 살인' 부부, 항소심 대폭 감형…눈총 받는 檢

남궁민관 기자I 2020.03.26 15:22:02

항소심, 父 징역 20→10년, 母 징역 15→7년으로
法 "미필적 고의…나이·환경 고려 1심 과해"
1심 선고 후 항소 안한 檢에 대한 비판 여론도
檢 "구형대로 나와 항소 포기…상고 적극 검토"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생후 7개월 된 딸을 방치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부가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됐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1심 선고 이후 이들 부부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다는 점이 ‘실수’로 지적된 바 있어, 검찰에 대한 불편한 시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7개월 된 딸 방치한 매정한 부모…항소심서 대폭 감형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구회근)는 26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부부 A씨(22)와 B씨(19·여)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앞선 1심에서 A씨는 징역 20년, B씨는 징역 장기 15년에 단기 7년을 선고 받은 것에 비해 크게 감형된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예상 못했다고 진술했는데 객관적 사실관계를 비춰보면 이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이 사건의 경위나 피고인들의 나이, 자라온 환경 등을 비춰보면 1심의 양형은 과했다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A씨에 대해 “이 사건 범행은 확정적 고의가 아니라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을 알았으면서도 조치를 하지 않은 미필적 고의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또 1심에서는 양형 기준 상 잔혹한 범행 수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지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망을 잔혹한 범행 수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B씨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당심 재판에 이르러 성인이 됐으며, 검사의 항소가 없어 1심에서 선고한 단기 7년을 넘을 수 없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재판부는 “만약 검사가 1심에서 양형에 대해 항소를 했다고 하더라도 재판부는 앞선 형량과 동일한 선고를 내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후 7개월 된 딸을 아파트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부모가 지난해 6월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학익동 미추홀경찰서를 나와 인천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法, 항소 포기는 ‘실수’…檢 “항소심 재판부 판단 부적정” 반발

재판부의 이같은 설명에도 1심 선고 이후 항소를 하지 않은 검찰에 대한 비난은 이어질 전망이다.

B씨의 경우 1심 선고 당시 소년법상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이었기 때문에 장기 15년에 단기 7년이라는 부정기형을 선고받을 수 있었다. 부정기형이란 만 19세 미만의 소년범이 2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를 경우 장기와 단기로 형을 선고하는 것으로, 선고 이후 복역 태도에 따라 단기형을 기준으로 석방이 결정된다.

다만 B씨는 항소심 재판이 이어지면서 성년이 돼 항소심에서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없다. 이에 재판부는 지난 5일 열린 재판에서 “B씨는 1심에서 부정기형을 받았는데 현재 성인이 됐다”며 “법률상 검사의 항소가 없으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판결을 할 수 없어 단기형인 징역 7년을 넘길 수 없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검사가 항소하지 않고 피고인만 항소할 경우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게 한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에 따른 것.

즉 성인이 될 B씨에 대해 검찰이 정기형으로 구형을 정해 항소하지 않은 점을 두고 재판부는 “검찰이 실수한 것 같다”는 지적까지 했다.

검찰은 항소심 선고 직후 참고자료을 내고 항소를 하지 않았던 이유와 함께 상고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천지검 측은 항소를 하지 않은 데 대해 “검찰은 피고인들에 대해 선고 가능한 최고형을 구형해 1심 재판부에서도 이와 동일한 형을 선고함에 따라 항소를 포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B씨와 같이 항소심에서 성년이 된 경우까지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을 일률적으로 적용해 1심의 단기형 이하만을 선고한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적정하지 않다”며 “또 A씨에 대해서도 B씨의 감형을 이유로 1심과 사정 변경이 없음에도 감형했으나, 이는 B씨 사이의 개별적이고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양형으로 적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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