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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최근 소비심리 악화에 성수기 해외여행마저 타격을 받았다. 올해 6월 해외 출국자 증가율이 거의 1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6월 내국인의 해외 출국자 수는 232만3986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8% 증가했다. 이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 올해 2월만 제외하면 지난 2016년 10월(7.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해외에 나가는 내국인은 계속 증가했다. 특히 최근 3년(2015~2017년)간 내국인 출국자 수 증가율은 월 평균 20.2%→16.4%→18.7%로 거의 20%에 육박할 정도였다. 올해 1~5월에도 22.4%→3.6%→16.1%→11.3%→16.4%로 비교적 큰 폭 늘었다. 그런데 갑자기 증가율이 급락한 것이다.
이는 가계의 소비심리 전반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가계의 소비심리는 1년2개월 만에 최저치 급락했는데, 여행심리까지 동반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여행비 지출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7로 전년 동월 대비 1포인트 내렸다. 2016년 12월(-2) 이후 처음 하락한 것이다. CSI는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과 향후 소비지출전망 등을 설문조사해 그 결과를 지수화한 통계다.
해외여행 성수기인 7~8월에도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큰 폭 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소비심리 계속 나빠지고 있는 탓이다. 지난달 가계의 소비심리는 전달보다 악화됐고, 여행비 지출전망 CSI도 전년 동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하며 2016년 11월(-4) 이후 가장 큰 폭 내렸다.
아울러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환율도 해외여행에 부정적이다. 지난 6월 중 원·달러 환율은 36.8원 급등(원화 가치 급락)했다. 2016년 12월(38.6원)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그만큼 내국인의 해외 구매력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환율 상승세는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정책당국 관계자는 “최근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 비율이 하락할 만한 분명한 이슈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악화된 소비심리와 환율 동향이 영향을 줬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