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금융인사이드]박근혜정부 주홍글씨...성과연봉제 빈껍데기만 남나

장순원 기자I 2017.04.27 15:57:06

유력 대선 후보들 성과연봉제 부정적인 입장 표명
예보 등 금융공기업 노조 중심으로 반발 확산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박근혜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금융권의 성과연봉제가 빛을 보지도 못하고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공공 금융기관에선 파열음이 일기 시작하고 시중은행들도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유력 대선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성과연봉제의 원점 재검토 등을 공약하면서 이를 기회로 해당 기관 노조들이 반격을 가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기관은 주택금융공사와 함께 성과연봉제 도입을 선도했던 예금보험공사다. 예보 노조는 지난 26일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측이 작년 도입한 성과연봉제는 사측의 강압으로 노조위원장이 독단적으로 합의를 했다”며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정당한 대표 권한을 갖는 기관장과 노조위원장의 합의에 의해 도입됐다.(노조 주장대로) 특정 주체의 강압에 의해 이뤄졌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파장은 심상치 않게 이어지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노조도 상황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차기정부가 성과연봉제 도입 방침을 철회하거나 후퇴하게 되면 당연히 이를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인다. 다른 금융 공공기관이나 시중은행들은 이사회 의결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했지만 해당 노조들이 법원에 효력정지 소송을 내는 등 반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박근혜정부가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에 드라이브를 걸 때만해도 명분상 반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근혜정부가 탄핵으로 물러나고 이어 차기 정권을 장악하게 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 유력 대선 주자들이 성과연봉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노조가 분위기를 타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문재인 후보는 “폐지 후 원점 재검토”, 안철수 후보는 “ 유지하되 개선”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과주의라는 큰 흐름을 거부하긴 힘들다” 며 “하지만 이런 상황으로 가다간 껍데기만 남은 성과 평가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