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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주의 M&A..이재용 부회장이 그리는 '뉴 삼성'은

김혜미 기자I 2016.11.14 17:55:18

이재용 부회장 경영 참여 이후 실리콘밸리 기업 잇단 인수
스마트싱스·삼성페이·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등 신사업 속도
막강한 자금력 바탕으로 글로벌 M&A 시장 큰 손으로 부상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한국 기업 사상 최대규모의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Harman) 인수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실용주의적 인수·합병(M&A) 전략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경영을 총괄하게 된 뒤 ‘선택과 집중’이라는 큰 명제하에 불필요한 사업은 정리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 부회장이 경영에 나선 뒤 삼성전자가 인수한 기업들은 대체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홈,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주로 삼성전자가 취약한 부분으로,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인수해 빠르게 치고 나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빠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4년 8월 인수한 IoT 플랫폼 업체인 스마트싱스는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와 사물인터넷 플랫폼 아틱으로 연결됐고, 2015년에는 모바일 결제전문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해 삼성페이로 발전시켰다. 특히 삼성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 뿐 아니라 마그네틱 보안전송(MST)도 가능해 한국은 물론 중국, 유럽, 싱가포르, 호주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급성장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가장 성공적인 M&A 사례로 언급된다.

이어 2016년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조이언트를 인수해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나섰으며, AI플랫폼 개발업체 비브 랩스는 자사 기기와 연동해 AI 기반의 개방형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비브 랩스의 AI 솔루션은 내년에 출시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탑재를 시작으로 향후 세탁기와 냉장고를 비롯한 생활가전 등으로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그동안 신경 쓰지 못했던 시장 개척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 확대를 목표로 2015년 3월 미국 LED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문기업 예스코 일렉트로닉스를, 2016년 6월에는 캐나다 디지털 광고 스타트업 애드기어를 인수했다. 미국 빌트인 가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9월 미국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M&A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글로벌 M&A 시장 큰 손으로도 부상했다. 앞서 올초 금융감독원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지난 2~3년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며 “이는 기존의 스마트폰이나 가전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때가 됐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특히 높게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자동차와 IT업계는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게 될 것이고 자동차는 점차 IT화될 것”이라면서 “경쟁력 있는 기업 인수를 통해 단번에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고객도 흡수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동종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과감한 M&A 시도에 놀라워하면서도 내심 부러워하는 눈치다. 한 기업 관계자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하다보니 과감한 투자가 가능한 것 같다”며 “삼성전자가 인수한 기업들을 앞으로 국내 사업부와 어떻게 연결지을지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인수·합병한 기업명 및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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