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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무라타도 범용 MLCC 정리…AI發 고부가 전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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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민 기자I 2026.09.14 17: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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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타, 범용·전장용 일부 제품 단계적 단종
AI 서버용 고사양 수요에 생산능력 재편
한·일 고부가 집중…MLCC 공급구조 변화

[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인공지능(AI)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라인의 우선순위까지 바꾸고 있다. 세계 1위 일본 무라타가 범용·전장용 일부 제품을 정리하고 다른 제품에 생산능력을 재배치하기로 하면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한 뒤 메모리업체들이 한정된 생산능력을 고부가 제품에 우선 배정했던 것처럼 MLCC 시장에서도 AI를 중심으로 생산 포트폴리오 재편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일본 무라타의 ‘재팬 모빌리티 쇼 2025’ 전시 부스. (사진=무라타)
일본 무라타의 ‘재팬 모빌리티 쇼 2025’ 전시 부스. (사진=무라타)
14일 업계에 따르면 무라타는 최근 GRM·GRJ·GRT·GCM 등 9개 MLCC 시리즈의 일부 품번을 단계적으로 단종하기로 했다. 소비자가전·산업기기용 범용 제품뿐 아니라 일부 전장용 제품도 포함됐다. 고객사에는 2027년 말까지 대체 제품 전환을 요청했으며 최종 주문은 2028년 3월, 출하는 2029년 3월까지다.

무라타가 9개 시리즈 전체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 일부 품번을 정리해 다른 제품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제품군 최적화에 가깝다. 무라타가 해당 생산능력을 AI 서버용으로 돌린다고 명시한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고사양 MLCC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난 상황과 맞물린 생산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해석의 배경에는 빠르게 늘어나는 AI 서버용 MLCC 수요가 있다.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전력 사용량과 부품 탑재량이 많은 데다 24시간 가동되는 만큼 MLCC에도 고용량·고내열·고신뢰성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기존 가전·정보기술(IT) 기기 중심이던 MLCC 시장에서 AI 서버가 새로운 고부가 수요처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수익성 차이도 생산 포트폴리오 전환을 재촉한다. 증권가에서는 AI 서버용 MLCC의 영업이익률을 30% 이상으로 추정한다. 범용 제품의 8%보다 22%포인트 이상 높아 같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영업이익이 약 3.8배에 달한다.

삼성전기 크기별 MLCC (사진=이데일리DB)
삼성전기 크기별 MLCC (사진=이데일리DB)
실제 선두업체의 주문도 출하를 앞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무라타와 삼성전기, 타이요유덴의 수주액 대비 출하액 비율(BB율)은 각각 1.30, 1.31, 1.25로 코로나19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BB율이 1을 넘으면 출하보다 신규 주문이 많다는 의미다. AI 서버 플랫폼 고도화와 빅테크의 자체 AI 가속기 확대가 고사양 MLCC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기가 고부가 MLCC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달 글로벌 대형기업과 1조722억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회사의 MLCC 장기공급계약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2027년 한 해 동안 공급한다. 현재 10여개 글로벌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을 맺고 추가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선두업체가 한정된 생산능력을 AI 등 고부가 제품에 더 많이 배분하면서 MLCC 시장의 제품별 분화도 빨라질 전망이다. 한·일 업체가 고사양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비워지는 범용 시장에서는 중국·대만 업체의 침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서버용 MLCC는 요구되는 용량과 신뢰성이 높아 범용 제품과 비교해 수익성뿐 아니라 기술 진입장벽도 높은 시장”이라며 “AI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면서 주요 업체들이 한정된 생산능력을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운영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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