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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통화하며 한참을 머뭇거리는 A씨에게 소방대원이 다가가 무슨 일인지 묻자 A씨는 전화를 받아보라며 수화기를 건넸다. 수화기 너머 상대방은 소방대원이 신분을 밝히자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수상한 낌새를 느낀 소방대원은 A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초지종을 물었다. 이에 A씨는 이날 오전부터 있던 일을 소방대원에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전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의 통장에서 범죄로 의심되는 거액이 인출됐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1000만원을 찾아 금감원 직원에게 주라는 내용이었다.
놀란 A씨는 급히 1000만원을 인출해 약속 장소로 이동하던 중 보이스피싱이 의심돼 소방서에 도움을 청한 것이었다.
보이스피싱을 직감한 소방대원들은 A씨를 안심시킨 뒤 112에 신고하고 현금을 전달하기로 한 장소까지 동행하기로 했다.
소방대원들은 현금 수거책이 의심하지 않도록 펌프차와 구급차를 몰고 A씨와 함께 현장으로 갔다. 위급상황 발생시 바로 출동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춘 뒤 현장으로 이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A씨와 함께 현금 수거책으로 의심되는 40대 여성을 만나 현재 상황에 대해 물었다. 해당 여성이 “물건만 받아 전달해달라는 얘기만 듣고 나왔다”라고 하자 지역대에서 자세한 얘기를 나누자며 구급차에 태워 지역대로 안내했다. 이후 지역대에서 커피를 내주며 시간을 끌다가 출동한 경찰에 여성을 인계했다.
경찰 조사에서 해당 여성은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으로 파악됐다.
원동119지역대 박종환 팀장은 “어르신이 전화금융사기 피해를 당하기 전에 도와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어려움에 처한 주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