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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 논의한 '차세대 기술' 전고체 배터리는

경계영 기자I 2020.05.13 17:34:14

리튬이온보다 화재 가능성↓
토요타·다이슨·BMW 등도 개발
낮은 에너지밀도에 상용화는 아직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수석부회장이 13일 첫 단독 회동해 논의한 내용은 차세대 이차전지(배터리·방전 후 충전해 재사용할 수 있는 전지) 기술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다.

현재 스마트폰, 전기차, 전동공구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해질에 있는 리튬이온이 음극(-) 활물질에 저장(충전)돼있다가 양극(+) 활물질로 저장되면서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전해질은 리튬이온을 양·음극 사이에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통로이며 분리막은 양·음극이 만나지 않도록 물리적으로 막는 역할을 한다.

30여년간 주류로 자리 잡은 리튬이온 배터리는 성능이 우수하지만 액체 전해질에서 비롯되는 화재 가능성이 가장 큰 단점이다. 과충·방전 과정에서 액체 전해질 등이 분해되며 생긴 가스로 내부 압력이 높아지고 단락(short-circuited)으로 이어지면 폭발 혹은 발화로 연결될 수 있다. 특히 분리막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을 때 양·음극이 접촉해 불이 날 수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의 잇단 화재가 대표적 사례다.

전고체 배터리는 이같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했다. 전해질로 액체 대신 고체를 사용해 이차전지의 주요 구성요소가 모두 고체라는 의미에서 전(全·완전)고체전지로 불린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삼성과 현대차 모두 차세대 기술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힘쏟고 있다. 삼성종합기술연구원은 최근 전고체 배터리의 음극재으로 사용되는 리튬금속 표면에, 충전하는 동안 리튬이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체로 쌓이는 현상(덴드라이트)을 해결할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공개했다. 바로 전고체 배터리 음극에 5㎛ 두께의 은·탄소 나노입자 복합층을 적용한 ‘석출형 리튬음극 기술’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2018년 전고체 배터리 업체 아이오닉 매터리얼스에 투자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에 관심을 두고 있다.

삼성·현대차뿐 아니라 BMW·폭스바겐·GM를 포함한 완성차업체, 다이슨(Dyson), 보쉬(Bosch), 히타치 등도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 받는 토요타는 지난해 말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제품으로 상용화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삼성과 LG화학(051910) 등 국내 배터리 업체는 2025년께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 물질 즉, 바인더·도전재를 양극 활물질과 섞는 점, 음극 활물질인 리튬금속의 충·방전 효율이 떨어져 더 많은 리튬금속을 써야 하는 점 모두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극판 비용량(단위 부피당 전지 용량)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현재 기술상 경쟁력 있는 전고체 배터리가 개발되기까지 시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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