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에서 주력모델인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의 파격적인 프로모션 혜택을 내걸었다. 5월 한달간 2017년형 엘란트라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1999달러(약 235만원)의 선지급금과 36개월간 169달러(약 20만원)의 월 납입금만 내면 되는 운용 리스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줄어든 납입금은 완성차 업체가 딜러사에 제공하는 판매장려금인 인센티브로 충당된다. 현대차가 내건 판매조건을 이용하면 경쟁차인 혼다자동차 시빅보다 월 10달러 더 저렴하게 엘란트라를 탈 수 있다.
현대차가 프로모션을 확대한 것은 판매부진을 탈피하기 위해서다. 한때 미국 콤펙트카 시장에서 판매 2위를 기록했던 엘란트라는 지난 2월 신형 모델 출시에도 불구 판매량이 5위로 밀렸다. 올해 1~4월 엘란트라의 판매량은 4만456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9% 줄었다. 반면 혼다 시빅은 같은 기간 판매대수가 29% 늘어난 12만2634대를 기록했다. 엘란트라 판매 감소폭의 상당 부분이 시빅으로 옮겨간 셈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는 새모델 출시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엘란트라 판매 부진으로 현대차의 전체 판매대수도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월 대비 8.5% 감소한 6만221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의 미국 시장 판매량 급감은 인센티브 영향이 크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딜러에게 제공하는 판매장려금인 인센티브 지급 규모를 줄여왔다. 지난해 인센티브를 대폭 늘려 판매량이 증가하긴 했지만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 판매 사이트인 트루카닷컴이 집계한 현대차의 대당 평균 인센티브 추정치는 지난달 2201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4% 줄었다. 올해 1월 2.5% 축소한데 이어 2월 -9.9%, 3월 -16.1%씩 매달 인센티브를 줄여가고 있다.
하지만 미국 자동차업계는 올해 들어 전체적으로 인센티브를 계속 늘려왔다. 이때문에 현대차의 판매량은 상대적으로 더 줄어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000270)는 앞선 지난 3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판매량 감소를 겪은 후 인센티브를 늘리는 전략으로 다시 돌아섰다. 기아차는 3월 대당 인센티브를 4.8% 늘렸으며 지난달에도 5.8% 더 확대했다. 이에 힘입어 기아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6.1% 증가한 5만6508대로 4월 판매량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신형 모델이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린다”며 “구형 엘란트라의 재고를 줄이고 신모델 판매 촉진을 위해 5월 인센티브를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