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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초록마을 갈림길…대표 ‘회생’ vs 신한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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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연 기자I 2025.09.09 17:19:55

김재연 대표, 법원 회생 신청…신한 담보 지분 무력화 우려
신한 “질권 실행 통한 매각” 맞불…헐값 논란도 불거져

[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초록마을을 둘러싸고 김재연 대표와 최대 채권자인 신한캐피탈이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김 대표는 법원 회생 절차를 통해 시간을 벌고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반면, 신한캐피탈은 담보 지분을 활용한 구주 매각 방식의 ‘정상화 인수·합병(M&A)’로 맞서고 있다.

사진=초록마을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초록마을은 대표가 신한캐피탈의 동의 없이 법원에 회생을 신청하면서, 법원 주도의 회생 절차와 채권자 주도의 매각 절차가 정면으로 맞붙는 국면에 들어섰다. 대표는 회생으로 시간을 벌겠다는 입장이고, 신한은 질권 실행을 통한 구주 매각으로 맞불을 놓으며 양측이 서로 다른 길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회생을 강행한 배경에는 경영권 유지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이 일시에 중단되고, 대표는 법률상 관리인으로 선임돼 경영권을 이어갈 수 있다. 채무 일부를 조정해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부도 기업’이라는 낙인은 피할 수 없고, 협력사 채권 일부가 삭감되면서 반발이 예상된다.

정육각은 초록마을을 품은 뒤 지난 2023년 매출 2000억원을 넘기며 외형을 키워냈다. 그러나 3년간 누적 영업손실이 800억원을 웃돌았고,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현금은 6600만원에 불과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김 대표는 신사업 중단,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버텼지만 결국 회생 카드를 꺼낸 것이다.

하지만 신한캐피탈은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회생에 들어가면 300억원 규모로 투입한 인수금융이 전액 부실 처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캐피탈은 법무법인 로집사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담보 지분을 활용한 구주 매각 방식을 밀어붙이고 있다. 매각 대상은 초록ESG가 보유한 초록마을 지분 99.8%이며, 시장에선 50억원~1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다.

매각가를 둘러싼 ‘헐값 논란’은 불가피하다. 초록마을은 2022년 정육각에 약 900억원에 인수됐고, 당시 연 매출 1900억원 수준의 기업이었다. 불과 3년 만에 수십억원대 매각이 추진되자 시장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이번 매각은 일반적인 회생 M&A가 아닌, 신한캐피탈이 담보 지분에 설정한 질권을 실행해 추진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수자가 지분을 직접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채권자와 협의해 법원 절차를 종결시키는 구조로, 이른바 ‘질권 실행 기반 M&A’다.

이 방식이 성사되면 장점도 있다. 인수자는 법원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빠르게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고, 채권자는 매각 대금을 통해 채권을 전액 변제받을 기회를 얻는다. 기존 회생 M&A보다 이해관계자 간 조정 비용이 적다는 점에서 신속한 정상화 수단으로 평가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회생으로 가면 신한캐피탈의 담보가 무력화되고, 매각으로 가면 채권자 변제에 속도가 붙는다”며 “어느 쪽이든 구조조정 제도의 진화 여부를 시험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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