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입장 바꾼 금감원?…삼성생명 회계 논란 재점화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국배 기자I 2025.09.08 18:30:24

[금융포커스]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엇갈린 쟁점
유배당 보험 배당금 '부채' 규정에
이복현 전 금감원장 "예외 적용"
이찬진 "국제회계기준 맞춰 정상화"
정권 따라 회계 잣대 바뀐 금감원
원칙 회복? 정치적 판단? 논란 지속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삼성생명 회계 처리 문제를 두고 금융감독원의 시각이 180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예외 적용을 허용했던 금감원이, 이번에는 국제회계기준(IFRS17) 기준에 맞춰 원칙대로 회계 처리를 하겠다고 방향을 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형적인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상황이란 말도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찬진, 취임하자마자 삼성생명 정조준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문제의 핵심은 삼성생명이 과거 판매한 유배당 보험의 계약자에게 돌아가야 할 배당금을 어떻게 회계 처리할 것인가다. IFRS17는 계약자 몫을 ‘보험 부채’로 인식하도록 규정하지만 이복현 전 금감원장 때인 2022년 말 IFRS 도입을 앞두고 금감원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삼성생명이 기존처럼 계약자 몫을 ‘계약자지분조정’이라는 별도 부채 항목으로 회계 처리할 수 있게 사실상 예외를 허용했다. 금감원은 당시 삼성생명이 IFRS17 적용 시 계약자지분조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질의하자 “원칙적으로는 계약자 배당 몫을 자본으로 인식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다만 그렇게 처리하면 재무제표 이용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경영진이 판단하면 예외 조항에 따라 기존처럼 계약자지분조정으로 표시할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약 8.51%)을 팔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선 주장한다. 지난 2월 삼성전자가 ‘밸류업’ 정책의 하나로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이 올라가게 됐고 금융사가 비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10% 넘게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금융산업법에 따라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시민단체 등에선 “매각이 이뤄진 이상 더는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며 보험부채 인식을 요구하고 나섰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단 조건은 없었을뿐더러 주식 매각은 법 위반을 피하기 위한 것일 뿐 이익을 올리려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부채로 잡히면 삼성생명 타격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복심’으로 알려진 이찬진 금감원장이 취임하자마자 원칙론을 꺼내 들었다. 그는 지난 1일 보험업계 CEO 간담회 직후 “방향은 잡았다. 더는 시간을 끌지 않고 정리하겠다”며 “국제회계기준에 맞춰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이는 전임 원장이 사실상 허용했던 예외 해석을 공식적으로 뒤집겠다는 의미다. 즉, 삼성생명이 계약자지분조정을 별도 부채로 표시하는 것을 예외 없이 보험부채평가 또는 자본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복현 전 원장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매각 계획을 수립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현금 흐름(배당금)이 발생하기 전까지 지급 의무가 확정되기 어렵다며 예외 적용을 허용했다면, 이찬진 원장은 예외 적용이 길어질수록 시장 신뢰가 떨어지고, 소비자 보호라는 기조와도 어긋난다며 원칙을 강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계약자 권익을 명확히 보장하려면 배당 몫을 부채로 인식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삼성생명으로선 올해 상반기 기준 8조 9385억원에 달하는 계약자지분조정 금액을 보험부채나 자본으로 처리할 경우 재무제표에 표시가 안 돼 재무제표 이용자들의 혼란이 예측된다.

이 원장은 참여연대 초기에 참여해온 대표적인 인사다. 삼성 지배구조 문제를 꾸준히 비판해와 업계에서는 그가 “예외 철회”를 시사한 것을 단순한 회계 처리 문제가 아니라 삼성그룹 전반을 겨냥한 압박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전임·현임 원장이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으면서 감독 당국의 정책 일관성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임 시절엔 ‘그때는 맞다’던 해석이 현임에 와서는 ‘지금은 틀리다’로 바뀌었다”며 “원칙 회복인지, 특정 대기업을 겨냥한 정치적 판단인지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22년에는 IFRS17라는 새롭고 어려운 기준서를 도입해 그간 계상한 부채가 사라짐으로써 이용자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 예외 적용한 것”이라며 “시행 2년이 경과해 IFRS17 관련 이슈들이 상당 부분 해소돼 새 기준이 안정적으로 정착됐다고 판단해 원칙 회계 처리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