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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A씨는 지난해 6월 총 3차례에 걸쳐 4820만원을 수거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전달책’ 역할을 맡았다. A씨는 조직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속이면, 약속된 장소에 나가서 수금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A씨의 조직이 사용한 수법은 ‘자녀 사칭’이었다. 조직은 피해자들에게 “엄마”라고 부르며, “누가 나를 때리고 옷을 다 벗겼다”는 등의 거짓말로 부모인 피해자들의 심리를 압박했다. 이외에도 “엄마, 외출 중 나와 있다가 맞아서 다리가 부러졌다” 등의 내용으로 전화를 걸기도 했다.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는 “한국에 있는 당신의 아들을 납치했으니 돈을 보내지 않으면 죽이겠다” 등 협박도 일삼았다.
이를 통해 A씨는 피해자 B씨에게서 두 차례에 걸쳐 1000만원, 총 2000만원을 뜯어냈다. 다른 피해자 C씨로부터는 현금 2000만원을 받았다. 이후 다른 장소, 다른 피해자들을 대상으로도 520만원, 300만원씩의 수금을 통해 총 820만원을 챙겼다. 이를 통해 A씨가 취득, 조직에 넘긴 금액은 총 4820만원에 달했다.
재판부는 A씨와 같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불특정 다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죄질이 좋지 않음을 양형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대상 재판의 경우 대부분 범행 경위와 피해액의 규모와 전과 여부 등과 더불어 불특정 다수 피해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양형을 결정하는 이유로 들고 있다.
한편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선 경찰도 상시 단속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7744억원으로, 지난 2020년(7000억원)에 비해 10% 가까이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실제로 처벌받는 이들도 현금 전달책 등이 대부분으로 검거와 수사에 구조적 어려움이 있다”며 “자녀 사칭의 경우 의심하고 자녀 본인과의 확인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