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메리츠코리아인게이지먼트 사모펀드에 운용역으로 참여하는 김홍석 메리츠자산운용 상무는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창립15주년 ESG우수기업 시상식 및 심포지엄에 참석해 “펀더멘털이 좋은 싼 상장기업이 널려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 갑질 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 등이 강하게 표출되고 있고 주주친화적인 제도적 변화 등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주주권 활동을 강화하는 인게이지먼트 펀드에겐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단 설명이다. 최근 메리츠자산운용은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기도 했다.
김 상무는 라자드자산운용에서 일명 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있다. 김 상무가 운용하는 ‘메리츠코리아인게이지먼트’는 과거 장하성 펀드의 전략와 사회책임투자펀드(SRI)의 중간 성격의 전략을 갖고 있다.
김 상무는 “보통 사회책임투자펀드(SRI)내 포트폴리오는 ESG 관점에서 치명적 위험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되는 기업을 제외해 투자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와 80% 가량 같은 종목으로 구성돼 수익률이 대동소이하다”며 차별점이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장하성 펀드처럼 기업을 강하게 몰아붙이는 전략도 수익률은 좋지 않았단 분석이다. 김 상무는 “장하성 펀드 운용 당시 펀더멘털은 좋은데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어 대주주의 전횡이 심한 기업에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전략을 취했는데 주가 측면에서 뉴스 플로우(flow)에 의해 주가가 올라갔다가 다시 주가가 급락하는 식의 행태를 보여 펀드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 상무는 “소극적인 SRI 투자전략보단 인게이지먼트를 하되 라자드 운용 때처럼 적대적인 방법을 취하지 않는 식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메리츠코리아인게이지먼트 펀드의 전략을 제시했다. 즉, 중간 정도에서 묘책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어 “나쁜 회사를 개선하기도 어렵고, 좋은 회사를 그냥 갖고 있는 것도 기존과 수익률에서 차별점이 없다”며 “그래서 좋은 회사를 최고의 회사로 만들어주자는 식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펀더멘털이 우수한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기업 친화적인 접근 방식을 취했단 설명이다. 김 상무는 “기업과 장기적 파트너라는 것을 계속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며 “(주주권 행사를 통해) 최대한 기업을 설득하되, 기업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다른 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상무는 “아직까지 펀드 규모가 작아 성과를 말하긴 미흡하다”면서 “향후 시간이 지나고 펀드 규모가 커지면 관련 성과를 공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상무는 “이런 시도를 하는 이유는 기회 요인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이 아닌 그 외 중소형주는 본질가치 대비 현저히 낮은 가격에서 거래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이런 기업이 주주관계를 보완하면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