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학생인 이슬기(28·여) 씨는 한국 보안분야의 발전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컴퓨터가 아닌 사람을 속여서 정보를 탈취하는 사이버 공격에 대해 교육받았다”며 “이를 막으려면 법도 알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정부기관에서 보안정책 담당자가 되고 싶다는 그는 정부의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프로그램’(Best of the Best·BoB)의 ‘베스트 10’에 선정됐다. 국가공인 화이트해커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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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의 나이에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보안으로 관심을 돌린 이슬기 씨는 가장 나이가 많은 편. 나이가 가장 어린 박선주(18) 군은 현재 고등학생(선린인터넷고)이다.
박 군은 “중학교 2학년 때 영화 ‘다이하드 4.0’에서 해커가 파이어세일 기법으로 국가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을 보고 관심이 생겨 책을 보며 보안분야를 독학했다”고 말했다.
이는 고려대 학생들인 진용휘(19) 씨와 이대진(21) 씨도 마찬가지. 이대진 씨는 “중학교때부터 직접 프로그래밍을 짜서 웹 보안을 점검했다”고 했다.
보안기술에 대해선 이미 도사가 된 어린 화이트해커들은 앞으로 무엇을 더 배우고 싶을까. 이들은 보안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연계분야에 대한 추가 학습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진용휘 씨는 “컴퓨터 소프트웨어(SW) 보안의 경우, 하드웨어적 차원의 보안문제를 파악하려면 회로구조 등 컴퓨터 내부를 알아야 한다”며 “마찬가지 이유로 심리학과 인공지능 등도 폭넓게 공부해보고 싶다”고 했다.
보안영역이 갈수록 커지면서 화이트해커가 몸담을 수 있는 직업은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 이들은 보안솔루션 전문기업을 창업하거나 시스템 취약점을 찾아 해결하는 프리랜서 활동가 혹은 전문 연구원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정보보호 분야가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의식의 전환이 선행되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용휘 씨는 “보안이 뚫리면 막중한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씨는 “국가에서 지원을 많이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