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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 "앞으로 바꿔야 할 사회에 관심 가져달라"

한정선 기자I 2018.01.31 17:00:55

"제가 검사임에도 피해 구제요청 못해"
"우리 사회 미래 위해 관심 가져달라"

전직 법무부 고위간부에게 성추행과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폭로하는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린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 서지현 검사가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 당시 법무부 간부였던 안모 검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쳐)
[이데일리 한정선 기자]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는 31일 “제가 어떤 추행을 당했는지 보다 어떻게 (이 사회를) 바꿔 나갈 것인가에 집요하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날 서 검사는 자신의 대리인으로 선임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의 대표 변호사(46·32기)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조직 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편견 깨기부터 시작됐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 검사는 “평범한 엄마로, 공무원으로 살면서 대중 앞에서 서서 제가 겪었던 일을 제 입으로 말하는 것은 큰 결심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까마득한 터널 속에 있는 기분이었는데 많은 분들의 공감, 응원 덕분에 이제 여러분과 같은 세상 속에 있다고 감사를 전했다.

서 검사는 “저는 대한민국 검사로 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임에도 제 피해를 법적 절차에 따라 구제받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구제요청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서 검사는 “82년생 김지영의 문제가 김지영만의 문제가 아니듯 이것은 저 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우리 사회 미래를 위해 집요하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서 검사는 29일 내부통신망 ‘이프로스(e-Pros)’에 약 8년 전 2010년 10월 30일 안태근(52· 20기) 검사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서 검사는 당시 한 장례식장에서 이귀남(67) 법무부 장관이 동석한 상태에서 안 검사로부터 공공연히 성추행을 당해 많은 이들이 보고 있었지만 아무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서 검사는 인사상 불이익까지 받았는데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최교일(56·사법연수원 15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성추행 사건을 앞장서서 덮은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대검찰청은 31일 서 검사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과 피해회복을 위한 조사단을 발족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조만간 서 검사와 안 전 검사장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주영환 대검 대변인은 “서 검사 성추행 사건 뿐 아니라 검찰 내 성추행 의혹 전반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한인섭 서울대 교수)는 검찰이 조직 내 성폭력 의혹 사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위원회 권고안을 적극 수용해 사건의 진상이 공정하고 철저히 규명되고 재발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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