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8일 자동차회관 그랜저볼룸에서 열린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주최 제74회 산업발전포럼에서 ‘2025 하반기 경제 전망’ 발표를 통해 “자동차, 자동차부품, 일반기계, 철강 등 대부분의 주력 품목에서 미국발 관세 영향이 본격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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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올해 1~4월 기준 미국의 국가별 수입 증감률을 살펴보면,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417억달러로, 전년 동기간 대비 5.0% 하락했다. 같은 기간 스위스(344.7%↑), 아일랜드(120.8%↑), 대만(52.0%↑), 베트남(39.5%↑), 멕시코(6.4%↑), 일본(3.4%↑), 독일(3.3%↑), 캐나다(2.5%↑) 등 주요국은 모두 대미 수출이 증가한 데 반해 한국은 뒷걸음친 것이다. 미국과 무역 갈등이 격화된 중국(0.9%↓)보다도 대미 수출이 부진했다.
특히 한국은 관세부과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5월 기준 한국의 품목별 수출 증감률을 보면, 전년 동기간 대비 의약품(14.4%↑), 선박류(12.1%↑), 반도체(11.4%↑), 무선통신기기(10.7%↑) 등은 모두 수출이 늘어난 데 반해 관세부과 품목인 석유제품(21.5%↓), 평판디스플레이(8.9%↓), 철강판(6.8%↓), 합성수지(6.5%↓), 자동차부품(6.1%↓), 자동차(2.5%↓) 등은 모두 줄어들었다.
장 원장은 올해 하반기 수출 전망과 관련해 “미국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며 자동차 자동차부품, 철강, 일반기계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수입은 국제유가 하락과 에너지 도입단가 인하로 인해 상반기 대비 감소하겠지만, 수출 감소폭이 더 커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상반기 278억달러에서 하반기 205억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봤다.
더욱이 앞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대미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수출 환경은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각국 정상에게 보낸 관세 서한에서 상호관세 발표 시점을 다음 달 1일로 연기하고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율을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상호관세는 품목별 관세와 별도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장 원장은 “한미 통상협상에서 일본, EU 등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게 타결되도록 우리의 강점을 적극 부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상호관세 및 철강, 자동차부품 등 품목관세 철폐를 목표로 하되 무관세 또는 저율 관련 쿼터 확보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車·철강 뿐만 아니라 반도체도 위기올수도
한미 관세협상 결과를 두고 국내 수출 산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정미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조사연구실 수석은 “올 하반기 자동차 산업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글로벌 시장 수요 감소로 인해 수출과 생산 모두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며 “수출은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상승과 글로벌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5.9%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양 수석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수출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업계는 관세 최소화를 위한 협상, 친환경 차량 확대, 신차 출시 등 다양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철강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관섭 한국철강협회 조사분석실장은 “2025년 하반기 철강산업은 수출은 중국산 철강의 아세안 유입 확대 및 미국의 관세 부과 등으로 인해 3.8% 감소할 것”이라 전망했다.
올 상반기 관세부과가 면제된 반도체 업계도 한미 협상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미 상무부는 반도체와 의약품, 목재 등에 대해서도 품목별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어 관세 불확실성의 사정권에 놓여 있다.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략기획실장은 “올 상반기에는 반도체 가격 반등과 AI 중심 수요 증가 등으로 시장 호조를 보였으나 미국의 반도체 품목 관세 시행,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수출 환경이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고 실장은 “반도체 특별법 신속 처리 및 국내 반도체 생산세액공제 도입과 소부장 및 팹리스 기술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