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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학교를 안 믿으면 누굴.." 인하대 사망 공분 터진 이유

김화빈 기자I 2022.07.25 20:52:40

"'밤 늦게 술 마셨다'는식의 동정여론은 저열한 호기심"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사건의 국민적 공분이 큰 이유 중 하나는 여성이 일상적 위험에 노출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폴리스 라인이 처진 인하대학교 / 사진=뉴시스
23일 방영된 KBS 심야토론에 출연한 김우석 변호사는 “수사와 재판 실무를 많이 해봤지만 성범죄 사건에 사망이라는 결과가 흔하지 않다. 그런데 피해자는 3층에 떨어져 고통을 받다 죽었다. 피해자의 아픔과 두려움, 그 당시 느꼈을 억울함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다”며 “가해자가 피해자의 학교 친구였다고 하고 범행은 대학 캠퍼스에서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우리는 친구와 학교를 믿고 살아간다. 그런데 그 친구가 성폭행을 했고 안전해야 할 캠퍼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누구를 믿어야 되는지 안전한 곳은 어디인지 당혹스럽고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너무 공감 가는 게 얼마 전 ‘직장 다녀오겠다’라고 저희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학교 다녀오겠다’라고 말했을 때는 그 학교가 집만큼 안전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사회적 안전망을 어떻게 더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사건의 발생에 대한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공격과 비난의 양상이 사실 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왜 피해자가 밤늦은 시간까지 술을 함께 마셨는지, 왜 집에 빨리 가지 않았는지 등에 대한 관심은 안타까움을 가장하면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비난이 기저에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사건에 대한 저열한 호기심’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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