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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TMI]흔들리는 리츠…상장 Go? Stop?

최정희 기자I 2020.07.23 17:21:06

제이알리츠 내달 초 상장..마스턴은 10월 재추진
같은 해외부동산이지만..공모액·수요예측 등에서 달라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까지만 해도 잘 나가던 공모리츠 시장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공모리츠의 투자 매력인 ‘안정적인 배당 수익’은 별로 달라진 게 없는 데요. 언택트 성장주, 바이오주로 돈이 몰려갔는지, 투자심리가 예전만 못합니다.

작년 공모리츠의 성과를 보고 올해 리츠 상장도 줄줄이 대기중입니다만 리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 상장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같은 날 수요예측을 한 리츠 두 개가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제이알글로벌리츠와 마스턴프리미어1호입니다. 제이알리츠는 내달초 코스피 상장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지만 마스턴은 수요 예측 결과에 실망해 10월로 상장을 연기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뭘까요?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파이낸스 타워 컴플렉스(출처: 제이알투자운용)
◇ 해외부동산 장기 임대차 계약은 공통점..재간접펀드 규제 여부 갈려

두 개 리츠는 해외부동산에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제이알리츠는 벨기에 브뤼셀 중심업무지구 내 펜타곤(Pentagon) 지역에 위치한 프라임 오피스(파이낸스 타워 컴플렉스)에 투자합니다. 마스턴리츠는 프랑스 파리 뇌이쉬르센 내 프라임 오피스(크리스탈 파크)에 투자합니다.

둘 다 오피스 리츠이고 장기로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파이낸스 타워의 임차인은 벨기에 연방정부 산하기관인 건물관리청으로 재무부, 복지부, 식품안전부 등 주요 부처가 입주해 있습니다. 건물 전체를 2034년 12월까지 중도해지 옵션 없이 장기 임차합니다. 크리스탈 파크는 세계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프랑스 지사와 글로벌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가 2028년까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기대 배당수익률도 크게 차이는 안 납니다. 제이알리츠는 7년 평균 연간 8% 내외, 마스턴리츠는 8년 평균 6%를 내세웁니다.

모-자구조란 공통점도 있습니다. 각각 모리츠를 상장시키되, 모리츠가 부동산을 보유한 자리츠, 자펀드에 투자하는 구조입니다. 제이알은 자리츠(제이알제26호리츠)를 통해 1월 15일 파이낸스 타워 인수를 완료했고, 마스턴은 작년 7월에 자펀드(마스턴유럽9호펀드)에서 크리스탈 파크 인수를 마쳤습니다. 부동산을 인수한 주체가 한 쪽은 펀드, 한 쪽은 리츠인데요. 껍데기만 다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상장 후 기관의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느냐도 달라진다고 합니다.

제이알은 모리츠-자리츠 구조라서 상장 후 상장지수펀드(ETF)와 공모펀드에서도 투자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마스턴은 모리츠-자펀드 구조라서 이들의 자금을 못 받게 됩니다. 이중 수수료 수취로 인해 복층 재간접 펀드 규제를 받아 상장 후 펀드 자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자리츠에서 수수료 떼고, 모리츠에서도 수수료 떼면 리츠 역시 이중 수수료 수취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요?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법적으론 재간접펀드 규제를 받지 않는다네요. 제이알은 이런 비판을 고려해 모리츠가 자리츠에 주는 수수료를 0.01%포인트로 낮췄습니다.

마스턴프리미어1호가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크리스탈파크(출처:마스턴투자운용)
◇ 제이알은 프리IPO로 미리 돈 땡겨..마스턴은 삼성증권 보유자산 공모

제이알과 마스턴은 각각 자리츠, 자펀드를 통해 부동산을 인수할 때부터 공모리츠를 염두에 뒀는데요. 공모 규모 등에서 차이가 납니다.

제이알은 6월 보험사, 사모펀드 등 기관들을 상대로 Pre-IPO(상장 전 지분투자)로 3430억원 모집한 후 이번에 9700만주를 발행해 4850억원을 조달, 총 8280억원의 자금을 모집할 계획입니다. 반면 마스턴은 1100억원의 자금만 모집합니다. 마스턴의 자펀드에는 삼성증권 등이 지분 참여를 했는데 삼성증권의 보유 자산만 공모리츠화하려는 것입니다. 삼성증권은 마스턴리츠의 상장주관사이기도 합니다. 상장주관사는 상장하는 회사(모리츠)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할 경우 상장 주관 업무를 못 맡지만 삼성증권은 자펀드에 대한 지분만 있을 뿐, 모리츠에 대해선 지분이 없습니다. 마스턴운용 관계자는 “이번에 공모하는 것은 삼성증권 보유 자산만”이라며 “자펀드에 참여한 다른 기관들은 장기 보유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상장을 미룰 경우 삼성증권의 엑시트 시점만 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수요예측 결과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제이알은 18.48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 마스턴은 한 자릿 수 경쟁률에 그쳤습니다. 업계에선 100대 1 정도의 경쟁률을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 실망스럽단 평가입니다. 수요예측 첫 날인 16일, 이지스밸류리츠(334890)가 상장했는데 하필 공모가(5000원)를 하회해 기관들이 더 투자를 주저하게 된 것 아니냐는 아쉬움도 나옵니다.

공모리츠 시장이 흔들리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아예 끊긴 것은 아니란 희망도 있습니다. 마스턴은 수요예측으로 들어온 기관들의 구성이 나쁘지 않다며 10월에 재도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이알측은 상장을 앞두고 노년층에서 상품의 안전성을 묻는 전화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부족할 때는 자체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제이알은 Pre-IPO에 참여한 기관들에겐 1년의 보호예수가 걸려있고 의무보유 확약을 건 기관들에게만 공모주 물량을 배정했습니다. 공동대표주관사인 KB증권, 메리츠증권도 각각 1000만주씩 인수하기로 하면서 3개월 의무보유 확약을 걸었습니다. 기관이 가져간 물량 전체에 의무보유 확약이 걸린 셈입니다.

또 국내 최초로 `소액우선배정물량`을 도입했습니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물량(4800만주)의 절반에 대해선 100만원 이하의 청약액에 우선 배정키로 했습니다. 제이알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배당 수익을 얻길 원하는 투자자들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시장에 통할까요? 제이알은 22일부터 24일까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고 내달초 코스피에 상장합니다. 청약 결과와 상장 후 주가 흐름은 하반기 대기 중인 리츠 상장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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