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차 부품기업 수는 831개로 전년 대비 20개 감소했다. 이들 업체는 적자에 허덕이다 폐업하거나 경쟁력을 잃어 2차 협력업체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자동차산업 발전포럼’에서 “국내 부품업체들의 경영실적은 2015년 이후 악화 되고 있으며, 완성차업계의 판매 감소와 원가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율 하락은 재무건전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품업계의 붕괴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내수는 2015년 이후 180만대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이마저도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 지원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감소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생산은 4년 연속 줄어 지난해에는 2010년 이후 최저인 403만대에 그쳤다.
이같은 판매 부진은 글로벌 수요 감소 탓만이 아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경쟁력과 기술경쟁력이 해외 경쟁업체들에 비해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해외 경쟁업체보다 높은 임금 수준과 낮은 생산성은 가격경쟁력 저하로 이어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 완성차 업체들은 2005년 이전 일본차 대비 10~20%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10% 이내로 좁혀졌다.
연구개발(R&D) 투자 부족에 따른 기술경쟁력 저하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R&D 투자를 40억달러로 늘렸지만, 여전히 토요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국산화율이 2%에 그치고, 배터리 소재 핵심기술은 선진국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수소전기차마저도 핵심부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미래차 시대에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생존을 위협받게 된다는 의미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연구실장은 “한국차는 미국시장에서 일본차와의 가격차가 사실상 없어졌고, 첨단기술에서는 선진업체와 격차가 여전하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노사관계 법제도 개선과 수소차 등 미래차에 대한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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