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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해운동맹 가입만 남았다..사즉생 용선료 협상 타결

최선 기자I 2016.06.09 19:32:17

채권단 출자전환 전제조건 2가지 이행 완료
당초 28.4%에 못미치는 21% 인하..최종 타결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이데일리 최선 기자] 현대상선(011200)이 사채 채무조정에 이어 용선료 인하에도 성공함에 따라 회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현대상선은 마지막 조건인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번 협상 완료로 현대상선은 글로벌 제3해운동맹인 ‘디(THE) 얼라이언스’ 가입만 서두르면 된다. 정부는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편입과 관련해 이른 시일 내에 회원사에 동의서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디 얼라이언스에는 독일 하팍로이드, 일본 NYK를 주축으로 한진해운(117930), 일본 MOL, K라인, 대만 양밍 등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대부분의 회원사들이 현대상선의 편입에 암묵적 동의를 한 상태다.

해운동맹 가입만 완료되면 채권단은 지난달 24일 의결한 출자전환 및 채무상환 연장 등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약 1조2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자본으로 바꿔 부채비율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 여기에 용선료 인하분의 출자전환까지 고려하면 출자전환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3월말 5309%에서 연말 226%로 낮아진다.

다만 출자전환으로 인해 현대상선의 대주주는 현재 현대계열에서 채권단으로 전환된다. 사실상 산업은행의 자회사가 된다는 얘기다.

용선료 21% 인하로 현대상선은 향후 3년반 동안 지불해야할 용선료 2조5300억원 가운데 5400억원 가량을 절감한다. 그동안 현대상선은 선박 83척을 빌려썼다. 용선료 계약은 해운업이 호황이던 2006~2011년 사이에 체결돼 현 시세보다 4~5배 높은 액수가 지불돼왔다.

채권단 측이 용선료 인하를 자율협약의 조건으로 내건 이유도 해외선주들에게 만만치 않은 금액이 지출되고 있어서였다. 용선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2월부터 해외 22개 선주들을 만나 용선료 인하 협상을 벌여왔다.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은 지난 2월말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반드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용선료 인하협상을 벌여 3월까지는 반드시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협상 완료 목표시점은 4월을 지나 6월까지 늦춰졌다. 지난달 18일에는 서울 연지동 사옥으로 주요 5개 컨테이너선 해외선주들을 불러 담판 협상도 벌였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특히 현대상선은 해외 선주들과 협상에 진척을 보이면서 5월초께 용선료 재계약을 완료할 수 있었지만, 인하율 목표치가 외부로 새나가면서 협상이 길어졌다. 당초 목표치인 28.4%보다 더 많은 비율을 깎아줬던 선주들이 불만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상선은 21% 용선료를 인하하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당초 목표에는 미치지 않지만 채권단도 이런 노력의 성과에 대해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용선료 인하비율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다된 협상이 틀어지기 시작했고 다시 선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협상 사이클을 돌아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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