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크리스마스 위해"...문경 순직 소방관 마지막 모습

박지혜 기자I 2024.02.01 20:08:17

"안에 사람 있을 수 있다"는 말에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경북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 구조구급센터 소속 박수훈(35) 소방사와 김수광(27) 소방교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CCTV가 공개됐다.

1일 동아일보 등이 공개한 전날 화재 현장 인근 CCTV 영상에는 4명이 한 조가 된 소방대원들이 어깨에 산소통을 메고 손에는 쇠 지렛대로 보이는 장비를 들고 불이 난 공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보인다.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이들 중 박 소방사와 김 소방교는 현장에서 고립됐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두 소방관의 목숨을 앗아간 화마는 13시간 만에 모두 꺼졌다. 불은 공장 3층 튀김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21년 8월 소방 공무원에 최종 합격한 박 소방사는 당시 SNS에 “아싸 소방관”이라고 남긴 뒤 ‘경북소방’ 특수복을 입고 활기찬 모습을 공개하는 등 조직에 애정을 보였다.

김 소방교도 과거 SNS에 “누군가의 크리스마스를 위해 나의 크리스마스를 반납하다”며 임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였고, 지난해에는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자원했다.

남화영 소방청장이 1일 오후 경북 문경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수광 소방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소방청)
경북도는 이날 고인들의 마지막 근무지였던 문경시의 문경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하고 장례를 치르고 있다.

고인들의 고향인 경북 구미·상주소방서를 비롯해 문경소방서, 경북도청 동락관 등 4곳에는 오는 2일부터 5일까지 분향소가 설치된다.

발인은 오는 3일 오전 7시로 예정됐다.

이후 경북도청 동락관으로 장소를 옮겨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영결식을 진행한다.

이들은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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