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열 3위' 펠로시, 2일밤 대만 방문설 '무게'…美中 일촉즉발

이준기 기자I 2022.08.01 21:40:58

펠로시, 싱가포르 도착…동아시아 순방
中 “심각한 사태 초래할 것” 경고에도…
美·대만 소식통, 잇달아 대만 방문 언급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베이징=신정은 특파원]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동아시아 순방에 나선 낸시 펠로시(사진) 미국 하원의장이 이르면 2일 밤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미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하나의 중국’ 원칙 훼손으로 규정한 중국이 계속해서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다. 전방위적 패권경쟁에 돌입한 미·중 간 갈등이 미국 내 권력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일촉즉발의 위기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AFP
1일 미국·대만 언론에 따르면 이날 새벽 싱가포르에 도착한 펠로시 의장은 아직 대만 방문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그가 2일 저녁이나 3일 오전 대만에 도착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대만 방송국 TVBS의 팅팅류 기자는 이날 트위터에 “소식통에 의하면 펠로시 의장은 내일(2일) 밤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한다”고 썼다. 대만 언론들은 펠로시 의장 일행이 타이베이 그랜드하얏트 호텔이나 메리어트 호텔에 묵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에 칼럼을 쓰는 조시 로긴도 트위터에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후인 2일 저녁이나 3일 오전 대만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익명의 미국·대만 고위관리의 발언을 빌어 중국의 역내 움직임을 감시, 펠로시 의장을 안전하게 지킬 계획을 확보하는 데 쉴 새 없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중국 방문을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반으로 보고 “대만 방문 땐 심각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며 경고 수위를 거듭 높이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최근 여러 차례 미국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단호히 반대하는 심각한 우려와 엄정한 입장을 표명했다”며 “미국은 중국이 전달한 강력하고 명확한 정보를 충분히 이해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 정보는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고 말한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펠로시 의장이 만약 대만에 간다면 이는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으로,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제멋대로 짓밟는 것”이라며 “이는 중미 관계를 심각하게 파괴해 매우 심각한 사태와 후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 인민해방군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절대 좌시하면서 손 놓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반드시 단호한 대응과 강력한 조처를 해 주권과 영토의 완전함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때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추가 질문에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중국 해사국은 이날 공지를 통해 남중국해 4개 해역과 그 접속수역에서 2일 0시부터 6일 밤 12시까지 군사훈련을 할 것이라며 선박들이 해당 해역에 진입하지 말라고 공지했다. 대만 맞은편의 중국 푸젠성 핑탄해사국은 지난달 3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핑탄섬 부근 수역 4개 지점에서 실탄 사격훈련을 한다고 예고하고 선박 진입을 금지한 바 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강경하게 견제하는 것으로 읽혔다.

美·中 패권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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