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LCC 올해도 버티기…정부 지원 없이 각자도생

손의연 기자I 2021.03.11 17:20:42

에어프레미아, 돌파구로 사모펀드 매각 추진
지역 거점 신생 LCC, 지자체 지원 받는 방안 모색 가능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정부의 항공사업 지원 방안이 발표됐지만 신생 저가항공사(LCC)가 갈 길은 여전히 가시밭이다. 신생 LCC들은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버티기 모드’에 들어가며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로고 (사진=각사)


11일 국토교통부의 ‘항공산업 지원 및 재도약 방안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3월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 발급 당시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에 부과한 면허 조건을 변경하는 등 신생 LCC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의 신규취항 조건을 지난 5일에서 올해 12월 31일까지로 변경한 것이다.

다만 국토부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등 신생 LCC에 대한 자금 지원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신생 LCC들은 취항조차 하지 못해 자본금이 바닥난 상황이다. 아직 항공기 도입을 하지 못한 에어프레미아는 신규 취항 기한이 연장됨에 따라 한숨 돌리며 자본금 확충에 애쓰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와 홍콩 한상 물류기업 코차이나 컨소시엄에 지분 최대 68.9%를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은 지에어프레미아에 500억~650억원 정도를 투자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에어프레미아는 AOC 취득을 준비하면서 2월 초 미국에서 항공기(보잉 787-9)를 들여올 예정이었지만 몇 차례 미뤄졌다. 보잉 사는 다시 3월 중순쯤 에어프레미아에 항공기 도입 계획을 통보할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등 장거리 노선을 타깃으로 대형 항공기를 도입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에어프레미아가 정상적으로 취항에 성공한다면 사업 모델과 수익 구조 면에서 다른 신생 LCC보다 좀더 안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실적이 없고 취항을 안 한 신생 LCC로서는 기존 자본금을 가지고 운영해왔지만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라며 “사모펀드 매각은 나름대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에어프레미아 경우 인수자가 나타난 건 반길만 하지만 항공업이 단기간에 이윤을 내는 시장은 아니라 이에 대한 사모펀드의 이해도가 어떨진 모르겠다”며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 정도 출혈을 해야 하는데 그만한 자금력이 계속될 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국토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에어로케이와 플라이강원은 지역 거점 공항으로서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오는 2024년에 들어서야 2019년 정도의 항공 수요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 거점인 에어로케이는 정부의 기한 연장 이후 4월 정기편 취항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로케이는 AOC 발급까지도 항공업계 평균보다 3배 이상 긴 시일이 소요되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정부의 조건 완화로 에어로케이는 항공수요 회복 상황 등을 감안해 올해 중 신규 취항시기를 선택할 수 있게 됐지만 자금 마련이 관건인 상황이다.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여객 29만3280명 수송하는 실적을 내 3사 중 가장 자리를 잡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선을 운항중단한 상태다. 앞서 강원도는 지난해 도내 공항 모기지 항공사 육성 및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최종 확정되면서 플라이강원에 긴급 재정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강원도의 긴급 재정지원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수 있는 긴급 유동성 확보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또 국제선 취항지원 TF를 만드는 등 적극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허 교수는 “지역 거점 항공사 경우 지역 경제에 대한 경제적 파급이 크기 때문에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려고 하는 상황”이라며 “에어로케이 경우에도 청주, 충북에서 충분히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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