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릴 베이퍼는 오는 27일부터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씨유)에서 단독 판매된다. 24일 국내 출시되는 쥴이 국내 주요 유통망으로 편의점 GS25와 세븐일레븐을 택한 것과 대비된다. KT&G는 국내 1위 편의점과, 쥴랩스는 국내 2·3위 편의점과 각각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이는 지난 2009년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 출시될 당시와 비슷한 모습이다. 애플이 한국에서 KT와 손잡고 아이폰을 유통하자, 삼성전자는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과 협력해 스마트폰 ‘옴니아2’를 대항마로 내세웠다. 이후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다.
편의점 업계와 담배회사 간의 관계도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처럼 밀접하다. 편의점 매출 1위 품목이 담배이기 때문이다. 어떤 담배 제품을 유통하느냐에 따라 해당 편의점의 매출이 갈린다.
지난 2017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형성될 때에도 편의점 업계 1위인 CU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를, GS25는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의 ‘글로’를 주력으로 밀었다. 혹자는 글로벌 담배회사들의 대리전이 편의점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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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KT&G의 신제품 출시는 새롭게 펼쳐질 시장에 대한 대비 차원이라고 할 수 있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새롭게 형성될 때 담배에 붙는 세금 결정이 늦어지며 후발주자로 시장해 합류해 아이코스에 주도권을 빼앗긴 경험이 있다.
지난 1분기 KT&G는 일반 궐련담배 시장에서 점유율 63.1%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약 30%로, 업계에선 쥴 출시로 다시 요동칠 담배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