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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 대통령 3주기 추모식 추도사를 통해 “우리 국회도 대통령님의 뜻을 따라 의회주의와 민주주의, 한반도의 평화를 실현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입법부 수장으로서 ‘영원한 의회주의자’이자 문민정부 시대를 연 김 대통령의 유지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문 의장은 “대통령님에게는 국회의원직 제명, 초산테러와 가택연금, 23일간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이 있었다”며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독재정권의 정치적 탄압과 시련을 용기와 결단으로 이겨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통령님께서는 격동의 현대사를 당당하고 의연하게 ‘대도무문’(大道無門)의 정신으로 걸어왔다”며 “그 치열하고 위대했던 삶과 업적을 우리는 잊지 않을 것. 길이길이 간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대통령님은 영원한 의회주의자다. 대통령님께 국회는 곧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었으며 개혁의 출발점이었다”며 “대의민주주의에 따라 국민의 뜻을 헤아리는 장소였다. 후배 정치인들이 국민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와 지혜를 주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이 자리에서 “엄혹한 독재정권 시절 대통령님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온몸을 던지셨다”며 “대통령님께서 힘써 투쟁하신 결과로 오늘의 저희들은 만개한 민주주의를 구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 총리는 기자 시절을 회상하면서 “군사정권 시절에 저는 햇병아리 기자로서 당시 야당 지도자셨던 대통령님을 처음 뵈었다”며 “그 시절에 저는 대통령님의 상도동 자택에서 일과를 시작하곤 했다. 아침이면 사모님께서 멸치를 많이 넣고 끓여주신 시래깃국을 먹었던 그 맛을 저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따금 저녁에 상도동에 들르면 대통령님께서 직접 포도주를 따라 주시기도 하셨다”며 “정권과는 그토록 서슬이 퍼렇게 싸우시면서도 저 같은 애송이에게 참 따뜻하셨다”고 했다.
1990년 김 대통령이 주도한 3당(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의 후신인 자유한국당도 이런 여권의 발언에 화답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추도식 뒤 기자들과 만나 “김 대통령님은 민주화의 위대한 열정을 가지고 그야말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토대를 다진 분”이라며 “우리당이 모셨다는 게 영광스럽고 그 정신을 잘 받아서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은 세 분 다 국민의 대통령”이라며 “세 분 다 거목이신데 그 정신을 우리가 말하면서 이 당 저 당 할 것 없이 잘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추도식에 근조화환을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고 문 의장과 이 총리, 김 위원장을 비롯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손학규 바른미래당·정동영 민주평화당·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 역시 자리를 함께했다. 김 대통령의 상도동계 막내 격인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일찌감치 추모식장에 도착해 내빈들을 맞았고, 마찬가지로 상도동계인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사회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