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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핵심은 통합 대한항공 출범 이후 양사 조종사의 ‘시니어리티(Seniority·연공서열)’를 어떤 기준으로 정할지다. 시니어리티는 단순한 사내 서열이 아니라 기장 승격 순서와 기종 배정, 직급에 따른 임금·수당 등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상 조종사의 승진 기준표다. 통합 과정에서 어느 쪽 조종사가 먼저 기장으로 승격하느냐에 따라 장기간 임금과 경력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양측 모두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양사의 민간 경력 조종사 채용 기준이 달랐다는 점이 쟁점이다. 노조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민간 경력 조종사 입사 요건으로 비행경력 1000시간을 요구해온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250~300시간 수준이었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은 입사 전 1000시간의 비행경력을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부담했는데, 회사가 통합 서열을 정하면서 이 같은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가 특히 문제 삼는 것은 ‘정사번 부여일’을 기준으로 한 서열 산정이다. 노조 측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 민경력 조종사들은 입사 이후 초기 교육훈련을 거쳐 정사번을 받는데, 이 과정이 8개월에서 길게는 27개월까지 걸린다. 노조는 회사가 당초 입사일을 기준으로 통합 서열을 설명했다가 이후 정사번 부여일로 기준을 변경하면서 교육기간이 긴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오히려 서열에서 뒤처지는 구조가 됐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단체협약에도 서열을 노사 합의로 정하도록 명시돼 있다고 주장한다. 대한항공 단체협약 제24조는 회사가 노사 합의로 정한 운항승무원 서열순위제도를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는 이를 근거로 통합 서열 역시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노사가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을 근거로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통합 서열 문제 역시 교섭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대한항공은 통합 서열을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마련했다며 맞서고 있다. 회사는 양사의 기존 내부 상대서열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통합해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기존 승격 요건과 서열에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통합 이후에는 승격 기회 자체가 늘어 대한항공 기존 조종사의 90% 이상이 오히려 승격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도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회사는 서열과 기장 승격은 사용자의 고유한 인사권에 해당해 노조가 쟁의조정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열 외에도 임금과 근무환경을 둘러싼 요구가 남아 있다. 노조는 임금 3.3% 인상을 비롯해 10시간 이상 비행한 뒤 현지에서 30시간의 휴식을 보장하는 기준을 전 노선에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비행수당 역시 실제 근무한 시간에 맞춰 출두 시각부터 산정해 달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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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측은 별도 공식 입장 없이 회사 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위해 조합원 투표를 진행 중이며 17일 나오는 결과에 따를 예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합 대한항공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서는 법인과 항공기뿐 아니라 수천 명 조종사의 인사체계까지 하나로 묶어야 하는 만큼 시니어리티 갈등이 통합의 마지막 난제로 파업으로 번지지 않도록 노사 협의가 하루 빨리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