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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 자본시장 큰손이던 주택도시기금, 유동성 악화에 ‘투자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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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의 기자I 2025.10.20 19:44:32

대체투자 큰손이었던 주택도시기금
유동성 악화에 투자 자금도 위축
위상 크게 추락...당분간 투자 멈출듯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국토교통부 산하 주택도시기금이 유동성 악화로 인해 잇따라 투자 자산을 매각하고, 자산유동화를 시도하며 자금 확보에 나섰다. 한때 대체투자 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던 기금이지만, 재정 악화 여파로 당분간 신규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피스 매각으로 자금 회수...시그니처타워 매각 완료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기금은 지난주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오피스 시그니처타워 지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던 KB자산운용에 최종 매각을 마무리했다. 시그니처타워는 주택도시기금이 지난 2017년 당시 전담 운용사였던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여유자금 80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해뒀던 곳이다.

매입 당시 시그니처타워의 거래가가 3.3㎡당 2400만원 수준으로, 현 시세가 약 3.3㎡당 3400만원대까지 오른 점을 감안하면 주택도시기금도 처분 이익을 상당히 볼 전망이다.

주택도시기금은 이번 매각 외에도 보유 중인 자산 및 투자 건을 지속적으로 정리해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오는 21일까지 약 1조원 규모의 자산유동화를 맡을 증권사 선정을 위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후 유동화 담당 회사를 지정, 대출자산을 본격적으로 유동화할 계획이다.

◇ ‘큰손’에서 ‘긴축’으로…급감한 여유자금

기투자건 청산 및 대출자산 유동화로 여유자금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지만, 주택도시기금은 당분간 투자에 주춤할 모양새다. 지난 2016년부터 국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잇따라 수백억씩 거액을 베팅하며 자본시장의 큰손 대접을 받아왔지만 당분간 재정 악화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여유자금을 늘려도 국토부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는 예전같은 신규 투자는 어려울 분위기다. 단기간 내 투자 여력 회복이 요원해보인다”며 “기금 운용의 중심이 수익 추구보다 재정 방어로 옮겨간 상태라 확보하는 자금을 투자 운용에 쓰게 해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대체투자 큰손은 어림없고, 긴축 기조 속에 회수 중심의 운용이 이어질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기금의 여유자금은 지난 2021년 말 49조원, 2022년 말 28조8000억원, 2023년 말 18조원, 지난해 말 10조1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6월 기준으로는 9조3000억원 수준까지 떨어져,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택도시기금은 오랜 기간 서민 주거안정의 핵심 재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와 대출 확대, 재정 부담 증가가 겹치며 재정 건전성이 흔들리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2022년부터 급증한 전세사기 피해로 임대인 대신 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한 임차인에게 대위변제가 급증하면서 자금 유출이 가속화됐다.

기금의 투자 실적 또한 부진하다. 지난해 기준 여유자금 수익률은 3.35%로, 벤치마크(BM)인 5.4% 대비 2.05%p 낮은 수준이었다. 국토부는 기금의 운용 부진이 심화되자 기금성과평가에서 위탁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NH투자증권에 경고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특히 해외 대체투자 손실이 상당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택도시기금은 여유자금을 자산운용사를 통해 해외 대체투자 펀드 24개에 투자했는데, 이 중 75%가 손실을 기록했다. 전체 평가수익률은 -12%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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