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들, 회의 소집해 금융시장 등 동향 파악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밤사이에 긴박하게 전개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이날 오전부터 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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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034730)그룹은 이날 오전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일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하는 주요 경영진 회의를 소집했다. SK 관계자는 “향후 그룹 경영 활동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했다”고 했다.
HD현대(267250)는 오전 7시 반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사장단은 회의를 통해 향후 발생 가능한 경제 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각사별 대응 전략을 수립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국내외 상황이 긴박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사 사장들은 비상경영 상황에 준하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특히 환율 등 재무 리스크를 집중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권 회장은 또 “조선 등 생산 현장에서는 원칙과 규정 준수에 더욱 유념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써 달라”고 당부했다. HS효성(487570) 역시 오전에 긴급 경제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등 주요 기업 직원들은 간밤 계엄이 해제됐기 때문에 정상 출근해 근무를 이어가며 동향 파악에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금융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우선 차분히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며 “환율, 주가 등을 챙겨 봤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비상계엄에 따른 혼란에 대비해 탑승객 불편이 없도록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대한항공(003490)은 전날 야간 운항편의 안전 운항을 모니터링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현재 전 항공편을 정상 운항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24시간 오퍼레이션 체제를 운영 중”이라고 했다. 아시아나항공(020560) 역시 전 여객편을 정상 운항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율 불안으로 인한 재무 여파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 계엄 후폭풍 지속…韓 정치 불안정성 부각 우려
갑작스러운 계엄 선포로 후폭풍은 이어지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의 방한이 취소되면서 국내 기업 CEO들과의 비공개 면담이 무산됐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5~7일 방한해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이번 방한 일정 중에는 석유화학, 배터리 업계 등 재계 인사들과 두루 만날 계획이었으나 면담 일정은 취소됐다.
이번 사태가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을 부각하면서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해외 진출 기업들은 기업 이미지나 국가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계엄 악재까지 겹치며 기업 경영 어려움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단체들 역시 이번 사태가 향후 경제계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임원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대한상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재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상법 개정안 토론회를 취소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이날 오전 긴급 경영진 회의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