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예술감성으로 무장한 청년작가 김리나, 손서희, 이지웅, 이화정이 힘찬 비상을 시작한다. 이들은 곽재선문화재단이 주최한 제1회 청년작가 공모전 ‘플라이, 영 아티스트’(FLY, YOUNG ARTIST)에서 최종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 혜택으로 200만원의 상금과 함께 전시의 기회를 얻었다. 오는 4월 19일까지 서울 중구 KG타워 아트스페이스 선에서 열리는 ‘2024 청년작가전-4인4색’에서 이들의 회화·설치 작품 총 40점을 선보인다.
28일 KG타워에서 열린 시상식 및 오프닝에서 이화정 작가는 “좋은 작가들과 재밌는 전시를 꾸릴 수 있어서 좋다”며 “이번 수상으로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업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뽑았다. 정소라 서울시립미술관 학예부장은 “심사기준은 예술적 독창성, 분명한 주제의식, 잠재력을 바탕으로 한 미래 가능성, 작품의 실현가능성에 중점을 뒀다”며 “이번 수상을 출발점으로 좋은 작가가 되는 여정을 떠날 수 있게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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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들은 독창적인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고 예술작품으로 탄생시켰다. 홍익대 동양화과에 재학 중인 김리나 작가는 꿈에서 마주하는 은연한 심상들을 형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눈부신 고립’ ‘유독 선명했던 그날의 안개’ 등 그의 작품은 꿈을 꾸는 것처럼 몽환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김 작가는 “사진, 영상, 녹음기 등으로 기록이 쉬운 현대 사회에서 촬영이 불가능한 꿈은 제게 미개척 세계이자 미지의 영역처럼 다가왔다”며 “꿈의 모호성과 비개연성, 휘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석채’를 주재료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에 재학 중인 이지웅 작가는 일상적인 모습과 정치·사회 등 시사적인 뉴스에 관심이 많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검은숲을 연상시키는 이 작가의 ‘광화문에 플라스틱 의자’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블랙과 화이트의 조합이 추상화처럼도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줄을 맞춰 나열된 플라스틱 의자의 형상이 보인다.
이 작가는 “화려하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는 축제이지만 그 준비 과정은 경직되어 있다는 것이 인상깊어서 나만의 표현 방법으로 그때의 느낌을 그려봤다”며 “관람객들이 내 작품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 생각을 곱씹어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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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나 도자 등의 소재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작품들도 있다. 빈 응용예술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손서희 작가는 사진과 도자기에 소중한 추억과 경험을 담아 소개한다. ‘아이 씽크 아이 빈트’(I think I binked) 시리즈는 시간 속에 갇힌 순간들을 담아낸 포토 내러티브 프로젝트다. 작가는 소중한 추억과 다양한 경험을 슬라이드 필름에 수집한다. 이 순간들을 종잇장처럼 얇은 포슬린(자기와 아트의 합성어)에 옮겨 사진과 도자기의 예술적인 융합을 만들어낸다.
뜨개질 작업을 벽에 전시해 놓은 ‘롱 래스팅 시리즈’(Long Lasting Series)도 눈길을 끈다. 손 작가는 “뜨개질 중 실수를 발견하면 실을 풀고 다시 시작해야 하고, 도자 작업 중 오차를 발견하면 처음부터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두 과정이 닮았다”며 “두 가지 다른 매체의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에 매력을 느껴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화정 작가는 블로잉 기법을 활용한 유리 공예를 선보인다. ‘블로잉 기법’은 1200도가량의 뜨거운 기계로 녹여낸 유리를 공예용 긴 대롱으로 떠내서 입으로 불어 작업하는 방식이다. ‘3,1,2’는 원하는 형태로 만든 유리를 마치 클라이밍 벽의 홀더처럼 만들어 놓은 작품이다. 이 작가는 “중력과 온도, 시간에 연약한 물성을 지닌 유리는 작업을 하는 매 순간 긴급한 판단과 조율이 필요하다”며 “작가이자 기술가의 태도로 유리 재료를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곽재선문화재단 이사장인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예술을 창작한다는 것은 결국 호기심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며 “선발된 청년 작가들은 누구보다 왕성한 호기심으로 창작활동을 하는 만큼 앞으로도 정신적인 나이를 끊임없이 젊게 만드는 멋진 작업을 선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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