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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는 국내 석유 공급을 맡은 공기업으로서 올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촉발한 국제 에너지 위기 상황이 국내 원유공급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해외 현지에서 생산한 원유의 직도입 체제 점검에 나섰다. 석유공사는 다수의 해외 원유 광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해외 현물시장에서 판매되는 만큼 이번처럼 직도입하지 않는 한 국내 수급 안정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다.
국제 원유가격은 전쟁 직후인 3월 한때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는 등 올 들어 급등했다. 이후 경기침체 우려와 맞물려 배럴당 80달러대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산유국의 감산 조치로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등 불안정한 모습이다.
이번에 직도입한 원유는 석유공사의 UAE 자회사인 KADOC이 40% 지분을 보유한 UAE 할리바 광구에서 생산한 머반유(Murban Crude)다. 석유공사는 이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SK에너지에 판매한 물량이다. SK에너지는 지난 9월10일 UAE 제벨 다나 항에서 이를 선적했고 이달 6일 SK에너지 울산 콤플렉스에 도착해 하역 작업을 시작했다. 이 원유는 SK에너지의 정제 과정을 거쳐 유통 예정이다.
임종찬 석유공사 해외사업 1처장은 “유사시 해외자원 개발을 통해 확보한 원유를 신속히 국내에 도입해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담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석유공사는 올 6월 말 기준 1억4600만배럴 규모의 국내 비축기지에 9650만배럴의 원유와 제품유를 비축하고 있다. 만에 하나 국내 원유공급이 아예 중단됐을 때 111일을 버틸 수 있는 물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