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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6.30원 내린 1109.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110원대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18년 12월 4일(1105.30원) 이후 1년11개월여만이다. 이달 초 113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10거래일만에 24.80원이 급락해 1100원대 아래로 내려왔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선 당선으로 조성된 달러 약세 환경에 화이자사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에 주말새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 소식까지 더해지며 이날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 RCEP 타결은 한국과 아세안간 협력 강화로 수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며 원화 강세에 힘을 실었다.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세에 외환 당국은 속도 조절에 나섰다. 오전중 원·달러 환율이 1105.20원까지 하락하자 외환당국은 구두개입에 나섰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날 장중 “최근 환율 변동이 과도한 수준”이라며 “인위적인 변동 확대 유도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 개입에 원·달러 환율은 낙폭을 줄여 1100원대 후반으로 올라서 등락을 오가다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외환 당국의 제동에 낙폭을 줄였지만 당분간 추세적인 하락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게 전문가의 전망이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상황 대응에 한국의 상대적 우위로 글로벌 투자기관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이 이어지고 외국인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상황 개선과 무역 갈등 완화로 한국과 대만의 경제 활동이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이날 코스피는 외인 매수세에 힘입어 2500선을 돌파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4643억원을 순매수하며 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글로벌 상황과 비교하면 매우 양호한 상황”이라며 “지난달까지는 자본유입이 동반되지 않는 원화 강세 베팅에 따라 환율이 하락했다면 이달 들어 원화 강세 심리가 자본유입을 동반하고 있어 하락 추세는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