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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방한에 기대감 커진 스와프 체결…가능성·효과 의견 분분
통화스와프가 중앙은행 간 계약인 만큼 이번 한미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공식 의제로 다루지 않을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를 돌파한 후 1310원대에서 움직이는 등 고환율이 지속하고 있어 통화스와프에 대한 언급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외환 애널리스트, 경제학자 등 전문가들은 한미 통화스와프의 체결 가능성과 시장 안정화 효과 차원을 두고 엇갈리는 견해를 내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경기침체 우려 등 코로나19 못지 않은 위기 상황에서 통화스와프 말고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고 주장한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경상수지도 줄고 있어 원화가 반등할 수 있는 재료가 없어 당분간은 원화 약세,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특히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경험했기 때문에 환율 시장이 더 불안정한데 3~4개월 사이 외환보유액을 동원했지만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 한시적인 통화스와프라도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통화스와프가 체결된다면 최근 환율을 1320원대까지 끌어 올린 롱(달러 매수)베팅 과열 현상이 누그러들 수 있단 예상도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한미 통화스와프가 상설이든 한시적이든 체결이 된다면 오버슈팅한 부분들을 되돌려 1차적으로는 1300원 이내로 환율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효과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반대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이 희박한 데도, 체결한다고 해도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 환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지금은 위기때와 달리 달러 유동성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라서 스와프 체결을 요구할 명분도 부족하다”며 “설사 한시적인 스와프가 맺어지더라도 달러화 강세의 흐름을 바꿀 순 없어서 환율 상단이 제한되긴 하겠지만 하단이 열리면서 원화가 강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환시장 관계자도 “환율이 올라가면 무조건 통화스와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스와프가 있어도 환율은 올라간다”면서 “일본, 유럽, 영국 등은 연준과 상시 스와프를 맺고 있으나 유로화는 원화 하락만큼 떨어졌고 엔화, 파운드화는 원화보다 더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스와프 필요성 주장은 많지만 진행 상황·계획 없어 시장 혼란
시장 기대감은 커졌지만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모두 통화스와프 논의와 관련해 제대로된 언급조차 없어 시장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불만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김승혁 연구원은 “옐런 장관의 방한으로 통화스와프 체결 기대감이 커졌는데 그 이후에도 구체적인 발표가 없다면 시장은 오히려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환율이 상승하는 재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우리 정부가 김칫국만 마신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 협의’를 공동 성명서에 명시한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뚜렷한 방향성 없이 스와프 체결 필요성만을 띄우고 있다”면서 “정부 쪽에서는 스와프는 중앙은행끼리의 협의라고 하고, 중앙은행장도 스와프 체결에 대해 딱히 긍정적인 발언을 하지 않아 추측만이 난무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1310원대로 올라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지만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안된다”면서 “아시아 시장만 위기가 닥쳐 자금이 빠져나갔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상설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나라의 통화도 크게 절화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옐런 장관과의 회담에 관해서도 “한미 통화스와프는 미국 재무부의 업무가 아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역할이기 때문에 이를 옐런 장관과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