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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화재 3차 결과 발표…LG "조치 완료" 삼성 "명확한 원인 규명 안돼"

경계영 기자I 2022.05.02 17:53:42

조사단, 배터리내부이상 추정…원인 특정 안해
리콜 마친 LG엔솔 "공정 개선해 안전성 검증"
삼성SDI "화재 재연 안돼…원인 규명 아직"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원인 조사단이 발표한 제3차 결과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이 동의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문제로 지적된 부분에 대해 이미 자발적 교체(리콜)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다만 과도한 충전율 등이 화재 원인으로 주목된 삼성SDI는 동일한 환경 아래 실증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아직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2일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학계를 중심으로 민·관 전문가로 이뤄진 3차 조사단은 2020년 이후 화재 사고가 발생한 해남·음성·영천·홍천 등 ESS 사업장 네 곳을 조사한 결과, 네 곳 모두 배터리(이차전지) 내부 이상에 따른 화재로 추정된다고 결론을 냈다. 다만 배터리 제조사의 과실 등 명확한 원인을 특정하진 않았다.

조사단은 해남·음성·영천 세 곳은 운영기록과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발화지점이 배터리인 것으로 확인했다. 홍성 사업장 역시 운영기록에서 셀 전압 미세변동 이후 전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온도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SDI 배터리를 사용한 해남 ESS 운영기록에서 충전율 권고기준을 준수하지 않았고 배터리 내부가열 화재 실험에서 화재사고와 비슷한 운영기록을 확인했다. 다만 인접한 사업장에서 실시한 충·방전 실험에선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이번 결과를 동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5월 LG에너지솔루션은 2017년 4월부터 2018년 9월 ESS 전용 라인에서 생산한 제품을 전극 코팅 이상 현상을 이유로 자발적 교체했다. 이번 조사 대상 사업장에 공급한 배터리 모두 교체 범위에 포함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극 코팅 공정 개선 이후 조사단은 별도로 실험을 진행해 ‘화재를 포함한 배터리 고장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분해분석 결과 전극코팅 이상현상 미발견’이라고 배터리 안전성을 검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선제적 자체 조사와 분석으로 발화요인으로 확인된 전극코팅 공정을 개선했다”며 “앞으로도 제품의 품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ESS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I(006400)는 조사단과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화재 원인으로 추정되는 환경을 동일하게 설정해 수개월 동안 실증 실험을 진행했지만 화재가 재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사단 결과에 대해 삼성SDI는 △충전율 권고기준을 준수하지 않았지만 그 차이가 5%에 불과해 직접적 연관성이 없고 △소화활동이 외려 소화시스템의 적상적 작동을 방해했을 가능성이 큰 데다 △강제 발화실험에서 소화시스템의 정상 동작과 유효성이 확인된 만큼 소화설비의 신뢰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저전압 셀이 발생하긴 했지만 배터리 사용에 따른 자연스러운 열화 현상으로 황반·갈변이 발생할 수 있고, 셀 내부에서 구리 집전체 용융 형상이 확인됐지만 화재의 원인이라기보다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실증 실험에서 화재가 재연되지 않아 지금으로선 명확한 원인 규명이 안됐다”고 언급했다.

지난 2020년 5월27일 화재가 난 전남 해남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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