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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성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박대성의 가게 앞을 지나던 택시 기사로, 박대성이 가게 앞 인도에서 서성거리자 승객으로 인식해 택시를 앞에 멈춘 것이었다. 당시 박대성은 흉기를 몸 뒤편에 감추고 운전기사와 대화를 나눴고, 택시 기사는 곧 자리를 떠났다.
당시 박대성이 흉기를 감추고 있던 점을 감안하면 택시 기사 또한 범행대상으로 노렸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렇게 흉기를 소지한 채 인도를 살피던 박대성은 가게를 30분 동안 들락날락하다 피해자 A양(18)을 발견하고 800m 가량 따라가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했다.
범행 뒤 신발이 벗겨지도록 도주한 박대성은 맨발로 거리를 걷다 웃는 모습이 CCTV에 촬영돼 공분을 더했다. 그는 도주 과정에서도 은둔하지 않고 호프집으로 가 맥주 반 잔을 마셨으며 이후 배회하다 행인과 시비가 붙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이 박대성의 인상착의를 알아보면서 그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범행 후 웃음을 띄고 있던 박대성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박대성은) 반사회적인 판타지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며 “반사회적인 판타지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내가 목표를 달성했다’는 이런 만족감을 느끼는 듯한 웃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반사회적 판타지를 달성했기 때문에 (박대성이) 신발도 버리고 칼도 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도주 후 술집으로 걸어갔다”며 “맨발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건 이 사람의 캐릭터가 제지라는 건 전혀 느끼지 못하는 해방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10대 여고생인 것에 대해선 “(무차별 살인 사건 피해자의) 성별이 여성들이 유달리 많은 이유는 방어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선택된다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것조차도 어쩌면 (박대성의) 합리적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게 술 마셔서 몸을 못 가누는 사람의 행위로는 사실 이해가 잘 안 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에 붙잡힌 뒤 박대성은 “혐의는 인정하지만 술을 마셔서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정신질환 증상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박대성에 대한 정신과 감정도 의뢰한 상태다.
한편 전남경찰청은 지난달 30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박대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오는 29일까지 30일간 전남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