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방문한 충북 청주에 있는 LG화학의 한 협력사 사업장에는 LG화학만의 독특한 설계·코팅 기술이 적용된 RO멤브레인 원단을 활용한 필터 제조 공정이 한창이었다. 분주하게 돌아가는 기계음으로 밀려드는 주문을 짐작게 했다. LG화학은 2025년 7월까지 1246억원을 투입해 추가 증설을 추진 중이다. 수처리 필터 시장은 연평균 3.9% 성장률로 2024년 6조4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LG화학은 비핵심 사업은 정리 중이다. 최근 IT 소재용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1조1000억원에 중국 기업에 매각했다. IT용 필름사업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가전업체 등 수요처가 안정적이어서 알짜배기 사업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최근 디스플레이 산업이 부진한데다 중국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추가 성장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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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의 경우 최근 중국 공장인 롯데삼강케미칼과 롯데케미칼자싱을 매각했다. 이어 새 먹거리로 찾은 것이 이차전지 소재다. 올해 초 동박업체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등 배터리 4대 핵심소재(분리막·전해액·양극박·음극박) 포트폴리오를 갖춰 나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의 경우 지난 2020년 국내 첫 석유화학공장인 울산 나프타분해공정(NCC) 시설 가동을 중단한 후 1조7000억원을 들여 오는 2025년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 울산ARC를 조성 중이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폴리머 및 다운스트림 제품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상황”이라며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스페셜티 제품 확대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재편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