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길에 오른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의 장병 전원이 20일 오후 무사 귀환했다. 전날 급파된 군 수송기를 타고 귀국길에 오른지 20여시간 만이자, 지난 15일 최초 확진자 발생 닷새 만이다.
국방부는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을 태운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1호기가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1호기에는 아프리카 현지 병원에 입원했던 16명을 포함해 확진자 160명이 탑승했다. 아울러 경증 및 무증상 확진자 87명과 미확진자 54명(판정 불가 4명 포함) 등 나머지 141명도 수송기 2호기 편으로 곧 도착한다. 모두 301명으로 청해부대 34진 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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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을 타고 아프리카 해역으로 떠난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은 내달 현지 임무수행을 마치고 10월께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조기 귀국하게 됐다. 이에 군 당국은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 2대를 투입, 부대원들을 국내로 이송하는 ‘오아시스 작전’을 벌였다.
이날 귀국한 장병들은 대기 중이던 버스를 타고 군병원 2곳, 군 생활치료시설 1곳, 민간 생활치료시설 1곳으로 이동해 분리 격리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중등도 증상을 보이는 3명을 포함해 14명은 의료기관으로 이송된다”며 “전원 유전자증폭(PCR) 검사 진행 후 ‘음성’으로 확인될 경우 군 내 격리시설로 이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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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서 장관은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을 보다 세심히 챙기지 못해 다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데 대해 장관으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서 장관의 사과는 장병들의 감염사실이 확인된 지 닷새 만에 나왔다.
그는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해외파병 부대원을 포함한 모든 장병들의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지난 2월 출항한 청해부대 장병들에 대한 백신접종 노력에는 부족함이 있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간 해외파병부대 방역대책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제반 대책을 철저하게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301명의 청해부대 전원을 국내로 안전 이송하는 군 당국의 이른바 ‘오아시스 작전’은 성공적으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해외 파병 부대가 감염병 관리 실패로 인해 전원 중도 귀환하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군 당국의 방역 실패 책임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서 장관은 작년 9월 취임 이후 북한 귀순자 경계실패(2월17일), 부실급식·과잉방역 논란(4월28일), 공군 성추행 부사관 사망 사건(6월9, 10일, 7월7일) 등으로 다섯 차례 고개를 숙인 데 이어 이날 여섯 번째 대국민 사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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