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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줄이는 저금리·인플레 우려..'매파' 발톱 드러낸 금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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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기자I 2021.03.16 18:13:30

2월 금통위 의사록 공개
통화정책·물가·경제인식 등에서 이견 드러나
올해 `금리 인상` 소수의견 앞당겨지려나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저금리가 구조조정을 저해해 결국엔 고용에도 부정적이다. 통화정책 추가 완화는 적절하지 않다.”

“저인플레이션 구조가 코로나 위기 이후 달라졌다. 앞으로 인플레이션 커질 수 있다.”

16일 공개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선 일부 금통위원들이 저금리 폐해,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폭발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하며 매파(경제성장보다 물가를 더 걱정하는 사람들)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달 25일 열린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가 연 0.5%로 결정했으나 그 이면엔 경기 인식, 향후 통화정책 방향 등에 대해서 금통위원간 이견이 생기고 있음을 드러냈다. 올해 내내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고 있으나 예상보다 금리 인상에 대한 소수의견이 빨리 나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출처: 한국은행)
◇ “GDP 갭 점차 축소” VS “상당 시간 걸려”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정책금리가 0% 이상에서 유지되고 있어 국채 매입에 따른 유동성 증가를 계속 수속해야 할 필요가 있고 이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정책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통화정책 완화 수준을 확대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경제의 GDP갭(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간 차이)이 점차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물가, 인플레이션 추이를 고려하면 실질 정책금리도 좀 더 하락할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저금리가 고용까지 위축시킬 수 있단 우려도 나왔다. 이 금통위원은 “저금리가 구조조정을 저해함으로써 중장기적 경제성장 기반을 훼손하고 이에 따라 고용에도 부정적일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완화적 금융상황 지속으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기업 신용도 확대되고 있고 부동산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등 미래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잠재 요인이 누적되고 있다”며 “경제가 본격 회복국면에 들어서게 되면 지금보다 금융안정에 무게를 둔 통화정책 운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제 회복이 멀었다며 비둘기파(경제성장을 더 걱정하는 사람) 색채를 드러낸 위원들도 있다. 한 위원은 “당분간 경기회복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재정 확장이 불가피한 데다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을 고려해 재정 규모가 더 확대될 것”이라며 “현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국고채 매입 등의 수단을 동원하면서 장기 금리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가계 및 기업 대출이 자산 가격 상승 기대감, 생계형 자금 수요 지속 등을 배경으로 증가한다”며 “거시경제 상황과 금융안정 상황이 통화정책 결정에 상반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현 시점에선 내수와 물가 상황을 보다 중시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은 “근원물가 전망은 1%로 목표 수준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위원도 “마이너스 상태인 GDP갭이 해소되기까지 상당 시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전망·민간소비 인식도 제각각

금통위원들은 물가, 민간소비 등 경제에 대한 인식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한 위원은 “재정지출 규모,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 등에 비춰 수요 및 공급 측 모두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며 “세계화와 같은 저인플레이션의 구조적 요인도 코로나 위기 이후 바뀌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위원은 “우리나라에선 10년 정도 인플레이션 억제 압력이 있었고 지난 1년간 완화적 재정·통화정책을 썼는데도 여전히 물가 상승 압력이 미약한 수준”이라며 “물가 상승압력이 지속적으로 억제되는 상황에선 보다 유연한 통화정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위원도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인플레이션을 우려할만한 징조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간소비에 대한 인식차도 있었다. 한 위원은 한은이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2%로 전망한 것에 대해 “가계 잉여금 증가, 가계소득이 성장률 반등과 함께 증가할 가능성, 추경 효과를 고려하면 한은 전망 수준보다 상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위원은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펜트 업(Pent-up) 수요 여력이 크지 않을 수 있는 데다 가계부채 누증, 주거비 부담 증가, 소득불균형 심화 등 가계 소비여력을 제약하는 다양한 요인들이 상존한다”며 “내년중 민간소비 반등세가 예상을 밑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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