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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가 정답 아냐..촘촘한 계획 필요한 자아실현 파이어"[2022 W페스타]

전재욱 기자I 2022.10.26 17:35:38

제11회 이데일리 W페스타…'돈과 자아실현의 황금비율'
"회사가 힘드니 그만두고 상황을 바꾸려면 오산"
"파이어, 은퇴와 달라..하기싫은 일 벗어나는 계기 삼아야"
"돈보다 시간을 우위에 두면 행복에 가까워질 것"

[이데일리 전재욱 임유경 김보겸 기자]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는 처지는 대다수 월급쟁이 누구나 공감할 대목이다. 자연히 일이 싫은지 상황이 싫은지, 그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계기와 방법은 무엇인지, 이를 위한 계획은 짜여 있는지 등 고민이 따른다. 우리보다 먼저 고민하고 나름의 해답을 찾은 이들은 어떤 조언을 내놓을까.

“섣불리 사표 내지 말라”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에서 ‘지금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를 주제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는 각계에서 치열하게 살아왔던 이들이 나와 현실적이고 생활밀착형 조언을 쏟아냈다.

왼쪽부터 방송인 서경석, 조경선 신한 DS 대표, 이나리 컬리 부사장 겸 헤이조이스 대표, 정태익 더하이에듀 대표 겸 부읽남 유튜버, 신현정-신영주 작가 겸 유튜버가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일-돈과 자아실현의 황금비율’ 주제로 발언을 하고 있다. 올해 11회 째를 맞은 W페스타는 새로운 10년을 향한 첫 걸음으로 ‘지금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를 주제로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사진=이영훈 기자)
이들의 공통된 조언 하나는 ‘회사를 그만두는 게 만사는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정태익 더하이에듀 대표는 “회사가 직원을 챙겨주는 것은 아니지만 쉽게 그만두면 안 된다”며 “회사를 그만두고서 상황을 바꾸려는 이들이 많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했다. 이어 “월급만큼의 임대료가 발생하는 상가를 가지는 데에 드는 비용을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는 건설사를 다니다가 지금은 99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부읽남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직장에서 갈등이 사직으로 이어지는 것도 경계할 대목이었다. 이나리 컬리 부사장은 “같이 일하는 사람이 힘들게 하더라도 절대 사표를 내지 않았다”며 “‘왜 내가 손해를 봐야 하지, 그 사람이 나가야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려 출근하면서 일에 기대하기 어렵거나, 다른 일이 위험이 커 보이더라도 미래가 보이면 사표를 낸 계기가 됐다”고 했다.

40년 차 샐러리우먼 조경선 신한DS 대표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는데 고사한 적이 있다”며 “지금 내 역량이 현재 조직의 시스템에서 비롯한 것은 아닌지를 돌이켜본 뒤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한DS 대표는 신한금융그룹에서 처음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여성이다. 상고를 졸업하고 1983년 신한은행 공채 1기로 입행했다.

“열심히 보다 답을 찾는 게 중요”

은퇴는 목표가 아니라 과정일 뿐이다. 은퇴로써 스스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촘촘하게 짜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길이다.

자매 유투버 대퐈마로 활동하는 동생 신영주 작가는 “파이어를 은퇴와 동일시하게 생각하는 데 안타깝게도 둘은 다른 개념”이라며 “정확히는 파이어는 하기 싫은데 해야만 하는 일에서 은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언니 신현정 작가는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수익으로 연결되고 이게 제2의 직업이 될 수 있다”며 “요새 MZ세대가 조기 은퇴에 관심 많은데 변화하는 직업 형태랑 (파이어가) 닮았다”고 말했다. 자매가 이룬 파이어는 넉넉한 자산이 아니라 고정비를 줄이는 극단적인 절약이라는 점이 특이점이다.

이와 함께 정태익 대표는 “열심히 사는 것보다 답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다시 건설사 다니던 얘기를 꺼냈다. 주 6일, 하루 18시간을 일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자정 무렵에 퇴근하고 투자를 공부했다고 한다. 그는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보다 부자가 되고자 투자를 잘하는 법을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민의 종착지는 ‘자아실현’

지금 자리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이유는 결국 자아실현과 닿아 있다. 신현정 작가는 “파이어는 어떤 일에 시간이 덜 얽매이는 것”이라며 “시간을 돈보다 상위에 두고 밸런스를 맞추면 행복한 삶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치를 어디에 둘지가 관건이다. 조경선 대표는 “본인이 하는 일이 경제적인 대가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가치를 찾으면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나리 컬리 부사장은 “일은 보상이고 사람마다 원하는 보상이 다르므로 자신의 기준을 맞추고 걸맞은 일을 찾으면 행복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정태익 대표는 “힘들었던 건설사 생활을 떠났는데 지금 다시 건설업을 하고자 한다”며 “돌이켜보면 건설업이 아니라 상황이 싫었던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있다면 정녕 일이 자신에게 나쁜 것인지를 정확히 따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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