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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쓸어담기' 노리는 조선3사

경계영 기자I 2020.11.10 19:00:40

코로나19 팬데믹에 세계 발주량 '반토막'
줄어든 수주에 국내 조선사도 1.5년 일감치만
러시아·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서 막판 수주 기대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선박 발주 시장을 덮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극복하고 조선 3사가 막판 대역전을 이뤄낼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은 올해를 불과 두 달 남기고 수주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며 이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조선3사, 수주 목표 3분의 1 불과…세계 조선사도 ‘일감난’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009540)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올해 수주 규모는 총 99억달러로 이들 3사가 제시한 수주 목표치 287억달러 대비 34.5%에 불과하다. 이들 목표치는 해양플랜트까지 포함돼 있지만 올해 해양플랜트의 신규 수주 없이 선박만 수주했다.

이는 우리나라만 겪는 문제는 아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156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2%에 그쳤다. 2018년 2880만CGT→지난해 2240만CGT→올해 1156만CGT 등 점차 발주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조선 시장에서의 발주도 얼어붙은 영향이 컸다. 더욱이 국제유가도 큰 폭으로 떨어져 국제해사기구(IMO) 규제에 따라 황산화물 배출을 낮추려 낡고 오래된 선박을 바꿔야 하는 선주도 새 선박을 주문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관망세가 짙어졌다.

선종별로 보면 S-Max급 유조선이 지난해 73만CGT, 올해 69만CGT로 거의 비슷한 발주 규모를 유지한 것 외엔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4만㎥ 이상 기준 301만→214만CGT로 29% 감소했고 초대형 유조선(VLCC) 112만→77만CGT, 1만2000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 이상 컨테이너선 159만→67만CGT 등도 발주가 급감했다.

발주 자체가 줄다보니 세계 조선사가 보유한 10월 말 수주잔량 역시 6734만CGT로 2003년 12월 6593만CGT 이후 17년 만에 최저치로 줄었다. 국가별 수주잔량의 경우 중국 2431만CGT, 한국 1902만CGT, 일본 859만CGT 등에 그쳤다. 우리나라 조선사의 건조능력을 고려하면 일감이 1.5년 정도에 불과하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이 시운전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조선해양)


◇두 달 남았지만 대역전 노린다

올해가 두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조선 3사는 최대한 수주 목표치를 채우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조선사는 7월부터 넉 달 연속 세계 선박 수주량 1위를 수성하며 중국 조선사의 누적 수주량 522만CGT(251척·45%)를 377만CGT(107척·33%)로 바짝 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던 발주가 연말부터 조금씩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내다봤다. 최근 한국조선해양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조정한 수주 목표치를 봐도 그렇다. 수정 목표치는 조선부문 110억달러로 앞으로 두 달 동안, 지금까지의 선박 수주량 55억달러만큼 수주해야 하는데도 한국조선해양은 “현실적으로 반영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막판 수주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62억달러 규모의 건조의향서(LOI)나 옵션을 수주로 연결하는 것이 최대 당면 목표”라며 “수정한 목표치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 3사 가운데 연초 제시한 수주 목표치에 가장 가까워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지금까지 총 33억달러 규모를 수주하며 연초 설정한 목표치 72억1000만달러 대비 45.8%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지금까지 11억달러를 수주하며 연초 목표치 84억달러를 밑돌긴 했지만 연말까지 최대한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러시아와 모잠비크에서의 LNG 프로젝트에서의 수주가 기대를 모은다.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아크틱(Arctic) LNG 프로젝트에서의 쇄빙 LNG선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모잠비크 프로젝트에서의 LNG선의 경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8척씩 나눠 수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세계 선박 수주 시장에서 환경 규제에 대응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LNG 연료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올해 국내 조선사의 총 수주량은 4분기 수주 가능한 LNG선 기대감이 있어 440만CGT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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